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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운 Feb 01. 2022

작심삼일 다시는 안 하는 방법

(feat.어좁이 멸치 탈출기)

2013년도의 내 몸무게는 63kg였다. 그리고 2021년의 지금 내 몸무게는 83kg다. 약 10년 동안 20kg 정도의 체중 증가가 있었던 것인데… 이는 내가 비만이 되었다는 뜻일까? 아니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멸치에서 벗어나 운동으로 다져진 건장한 체격을 가지게 되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운동 습관’이다.





뜻밖의 동기부여, 군대 선임의 모욕 발언 

나는 전형적인 옷걸이 어깨였다. 어깨가 좁은 데다가 옷걸이처럼 처져 있어 한쪽으로 가방을 매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자꾸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엉덩이는 오리 궁둥이라 전체적으로 비율이 맞지 않는 체형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크게 몸에 불만이 있던 건 아니었다. 운동을 해서 몸을 키우고 싶다는 의지가 있던 것도 아니었고 딱히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했다. 그런 내게 운동을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는 매우 뜻밖에, 그리고 몹시 불쾌하게 찾아오게 되었다.

 

군 복무 중 어느 날의 저녁 점호 시간. 나의 바로 윗 선임은 후임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넌 몸매가 참 저질이야. 저질 몸매.”  



그 말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을 깊이 파고들었다. 무엇보다 기분이 나빴던 건 모욕적인 발언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던지 6개월 뒤 전역을 하고 나서도 여전히 운동에 대한 의지가 불탔다. 복학 후에 바로 캠퍼스 내에 있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멸치 시절의 필자, 2011



첫 운동의 목표는 일단 헬스장에 가는 것 

새해의 첫날이든, 아니면 어느 달의 첫날이든 운동을 결심한 사람이라면 ‘작심삼일’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선견지명으로 가득한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인간의 심리와 습성을 그렇게나 짧고 굵게 표현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궁금하다.  


나 역시 프로 작심삼일러였기 때문에 첫 목표는 깃털처럼 가볍게 잡았다. 그 목표란 다름 아닌 ‘일단 헬스장에 발을 들이는 것’. 이 정도라면 3일 이상 지속할 수 있겠다 싶은 레벨로 시작했다.  


다행히 헬스장은 교내에 있었기 때문에 매일 한 번 발을 디디는 정도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었다. 재밌는 사실은 대부분의 경우 일단 헬스장에 가면 10분이든 30분이든 운동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대게 모든 실패는 거창한 목표로부터 시작된다. 목표가 지나치게 높이 있으면 그만큼 현실과의 괴리가 크게 느껴진다. 시작의 무게감 또한 커지게 되어 자연스럽게 중도 포기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무조건 성취할 수밖에 없는 아주 작은 목표를 세웠고 이를 반복 달성하여 지속적인 승리감을 맛보았다.



조금씩 몸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2013



심리적 신호를 활용하여 행동을 유도하다

1800년대에 습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 하버드 대학교의 유명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삶이 일정한 형태를 띠는 한 인간의 삶은 습관 덩어리일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선택의 순간으로 채워져 있다. 그중 대부분은 습관에 의해 결정된다. 그 말인 즉 생활의 어떤 부분을 습관화시켜두면 그만큼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심리학에는 Cue 또는 Trigger라는 표현이 있다. 직역하자면 '신호’ 또는 ‘유발 요인’으로 풀어쓸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Cue나 Trigger는 인간이 특정 행동을 하게 만드는 심리적 신호라고 보면 된다. 이를 테면 TV를 켰을 때 자연스레 간식거리를 찾는 행동에서 TV가 간식을 부르는 심리적 신호가 되는 것이다.  


나는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심리적 트리거로 맘에 드는 운동복을 활용했다. 원래라면 비싸서 사지 않았을 운동복에 과감히 돈을 써서 스스로 입고 싶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항상 현관 근처에 운동 가방을 두었는데 집을 나설 때 ‘오늘 운동하러 간다’는 사실을 떠올리기 위해서다. 이 습관은 지금도 역시 유효하게 작용한다.  


습관은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위가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행동을 반복적으로 지속하게 되면 뇌는 이를 학습하게 되며 차츰 습관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위의 여러 가지 전략들 덕분에 작심삼일의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르면서 내게 헬스장으로 ‘출근’하는 행위는 당연한 ‘일상’이 되었고 당연히 운동을 하는 빈도도 늘어나게 되었다.



꾸준한 반복의 힘



운동을 좋아하는 집단의 일원이 되다

결정적으로 내 운동 습관 형성에 정점을 찍은 행위는 ‘운동을 좋아하는 집단’에 소속된 것이다. 헬스부 동아리에 가입을 하게 되었는데 혼자 할 때보다 더 즐겁게, 자주 운동을 하게 되었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있다 보니 당연히 대화의 주제도, 만나는 장소도 전부 운동과 관련이 있었다. 그만큼 운동에 더 많이, 자주 노출되었다. 


급기야 학교 축제에서 진행하는 몸짱 대회에도 출전하였고 이로서 운동은 내 삶에 빼놓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누구든 무대에 올라 관중으로부터 본인의 목표 달성에 대한 환호를 받으면 평생 그 감동과 성취감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집단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 만약 그 집단이 함께 모여서 특정 활동을 반복하는 것을 넘어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함께 성취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반복한다면 습관 형성은 매우 수월해진다. 의지가 약해질 때 끌어줄 동료가 있고, 전체가 달성해야 할 공동의 목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냈을 때 주변에서 보내주는 응원과 지지 또한 습관 형성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몸짱대회 무대에 오르기 직전



⟪습관 운동⟫, 30일간 이어지는 작은 성취의 향연

습관 운동은 내가 사용했던 습관 들이기 전략을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사실 프로그램이라는 거창한 이름표를 달 필요도 없다. 아주 조금이라도 매일같이 빼먹지 않고 운동을 하는 것이 ⟪습관 운동⟫의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목표다. 


인생 습관의 다른 챌린지와 마찬가지로 ⟪습관 운동⟫ 또한 작은 성취의 반복을 추구한다. 반복적으로 목표를 달성하여 ‘승자의 뇌’를 만드는 것이 습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운동, 독서, 공부와 같은 새해 결심 3대장이 어김없이 등장하는 때다. 만약 지금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새해가 아닌 연중 다른 때라 하더라도 분명 앞의 셋 중 하나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는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여러 차례 실패를 경험했을지도?) 


원하는 것이 있으면 손에 넣으면 된다. 어떻게? 의지가 아닌 습관으로, 혼자가 아닌 그룹으로. ⟪습관 운동⟫은 당신의 운동 습관을 위한 매우 효과적이고 즐거운 도전이 될 것이다.


⟪습관 운동⟫ 도전하기


 

©박성운

https://parkseong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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