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

by 박승아

만약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전자기기가 단 두 대밖에 없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선 휴대폰부터 골라야 할 것이다. 휴대폰은 당신의 모든 비밀을 감추고 있으며, 동시에 세상에 활짝 열려 있다. 언제든 당신을 즐겁게 할 수도, 두렵게 할 수도 있다. 둘 중 어떤 이유에서든지 휴대폰은 우선적으로 선택되어야 한다.

그다음은 워치가 되겠다. 휴대폰을 보좌하는 신하이다. 휴대폰을 편히 쉬게 두고 잡일을 처리하도록 할 수 있다. 휴대폰이 충전하는 중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노트북은 별로 필요가 없다. 쓸데없이 화면이 커 들고 다니기도 불편하고, 복잡한 기능은 얼마나 많은지 헤아리기도 힘들다. 안 그래도 복잡한 세상살이에 복잡함을 더할 필요가 있을까? 노트북에는 또 흉물스러운 구멍도 많고, 마우스도 있어야 한다. 영화관에서 몰래 들여다볼 수도 없고, 당신의 네일 아트를 뽐내지도 못한다. 자판은 개수가 너무 많고 그 모양을 바꾸지도 못한다. 예쁘게 꾸미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가끔 시끄러운 바람 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 정도 들었으면 이제 당연히 휴대폰을 선택해야 한다. 품위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경박한 녀석 대신....


콰직.


지직.


당신은 노트북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덤으로 태블릿까지. 노트북은 당신이 상상하는 모든 작업을 도와줄 수 있으며 태블릿은 훌륭한 조수가 된다. 당신은 나를 통해 꿈을 펼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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