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가지 말아야 할 사람은 마음이 먼저 알려준다.

by 윤스

어떤 사람과는 말 한두 마디만 주고받아도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이 스친다. 처음에는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그 감각은 거의 빗나가지 않는다. 몇 마디 주고받아 보면 말의 흐름 속에서 미묘한 경계심이 올라오는 순간이 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여기서 더 나아가면 안 된다"라고 낮게 울리는 경고음 같은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을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대화는 분명 예의 바르게 오갔고, 표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이상하게 피곤해졌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었지만, 대화가 끝나고 나면 마음 한쪽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상대가 나쁜 사람이라는 뜻도 아니었고, 나에게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 사람의 말투, 반응하는 방식, 대화를 이어가는 호흡이 나와는 맞지 않았다. 상대가 틀렸다는 뜻도 아니고, 내가 맞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판단도 아니었다. 그저 서로의 호흡이 맞지 않는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몸이 먼저 알아차린 것뿐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예민한 건가 싶어서 그 느낌을 무시하려 했다. 조금 더 이해하려 애쓰고, 조금 더 맞춰보려 했다. 혹시 내가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까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어떤 사람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마음의 균형을 흐트러뜨리고, 말이 오갈수록 상황이 나아지기보다는 더 복잡해진다는 것을. 설득도, 논리도, 예의도 통하지 않는 순간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억지로 맞추려 하면 결국 나만 소모되고, 나만 지쳐갔다.

그래서 나는 이제 그 감각을 믿는다. 낯선 불편함이 스칠 때, 더 이상 이유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상대의 문제를 내 문제로 끌어오지 않고, 나를 지키기 위해 한 걸음 물러선다.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모든 사람과 잘 지내야 한다는 강박도, 좋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부담도 내려놓았다. 이것은 도망이 아니라 보호에 가깝다.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상처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다.

다가가지 말아야 할 사람은 마음이 먼저 알려준다. 나는 그 신호를 따라 조용히 거리를 둔다. 그렇게 나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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