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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시현 May 14. 2023

좋댓구알

부탁입니다

뭐랄까.


말하기는 정말 부끄러운데 입이 근질거려서 안달이 난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좋든 아니든 사람들을 잔뜩 불러 모아 짠 하고 입을 열었을 때 쏠리듯 향하는 관심을 기대한다고 해야 하나.


사실 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 그전에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제는 하고 있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나한텐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지만, 멀리서 보면 그저 한없이 사소한 것일 수도 있겠다.


자질구레한 설명은 뒤로하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지난 2월부터 5월이 되기까지 꼴랑 영상 세 개가 전부이지만 꽤나 오랜 시간 주저하며 고민해 온 케케묵은 꿈이자 발칙한 도전이다.


관심받길 좋아하는 소심한 찐따라 일단 시작해 놓고 사람들에게 자랑은 못했다. 사실 자랑할 만큼 멋들어진 영상도 아닐뿐더러 내놓은 영상도 터무니없이 적었기에 '아직은 아니다', '조금만 묵혀두자'를 반복하다 어느새 열정까지 식어버렸다. 시간은 지나고 내 유튜브 도전기는 그렇게 구독자 여섯 명과 세 개의 영상으로 3월 26일에 멈춰 섰다.


영상을 만들지 못한 데는 여러 가지 핑계를 대자면 수도 없겠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열정에 비례해 버린, 열정보다 커져버린 게으름에 있었다.


한 번 무기력의 늪에 빠져버리니 좀체 일어나기가 어려워지고, 끝끝내 허우대며 겨우 빠져나왔더니 이미 생활의 호흡과 이어오던 리듬은 끊어진 상태였다. 한바탕 흙탕물에 자빠지고 나니 군데군데 안 좋은 것들로 얼룩이 져버린 상태였다고 해야 하나, 다시 예전의 리듬으로 돌아가보자니 건강하지 못한 생각들과 습관들로 얼룩진 마음부터 비워내야 할 판이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사실 쉽지만은 않다. 이전에는 머릿속 생각들을 그저 토해낸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며 글을 쓰곤 했는데, 그마저도 머릿속을 한껏 비워내고 다시 채우고자 하니 써 내려가는 한 문장 한 문장에 더 큰 체력을 필요로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파스처럼 붙이고 나를 표현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본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박시현이라는 사람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쓰고 담아낼 수 있도록 채찍질을 부탁한다(구독해 달라는 말이다).


사실 타이밍이란 게 어디 있을까, 매일이 타이밍이고 기회가 아니겠는가, 매일 하지 않으면 매일의 기회를 놓치는 거다. 영상 세 개에 보잘것없는 채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한 거다. 쑤신 마음의 파스가 되어주고 빨간약이 되어줘라(구독해 달라는 말이다).


부탁 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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