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ESSAY 1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시현 Sep 16. 2023

확신

희망은 늘 불안과 조급함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다.


아직 인생살이에 큰 내공이나 경험이 쌓인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불안함 혹은 조급함, 선택의 기로 앞에 세워져선 고민과 걱정을 내쉰다. 사람은 결국 자신이 정하는 길을 따라 만들어진다고, 내가 만든 모든 선택에 확신을 가지며 삶에 발자국을 남긴다지만, 불현듯 찾아오는 감정의 파도, 사유와 사색으로 이어지지 못한 고민거리는 걱정의 자욱을 남기며 그을림을 남기곤 한다.


녹록지 못한 나이를 핑계로 작은 선택 하나에도 쉽게 휩쓸리는 나는, 내가 자처한 고생길이라고, 어려움은 성장을 위한 극복의 디딤돌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당찬 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호주에 온 지도 어느덧 6달이 넘었다. 두려움과 기대, 설렘과 불안 사이의 어중간한 경계를 휘청이던 처음의 마음은 어느덧 익숙함과 친숙함, 지루함 혹은 편안함 정도의 단어들로 자리를 꿰찼다. 마음에도 틈이 생기는지 에둘러 매일을 새롭게 감각하려는 의지는 어느새 알 수 없는 매너리즘에 빠져 길을 잃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돌아볼 틈도 없이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것을 견디기가 어려웠는지, 중은 절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과정마저 쉬울 거라는 생각은 없었기에 굳은 각오를 하고 익숙함을 떠났다. 새로운 자극과 경험, 배움을 찾아 몸을 내던졌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걱정보다는 당장의 가득 찬 확신을 믿는 편이라 따라오는 고생은 덤인지도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며 새로움에 몸을 던지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연스러운 문맥을 따라 이어지는 글이 언제나 내 삶을 이끌었다. 성경에 나오는 그분의 삶처럼 언젠가는 사랑이고, 우정이며, 도전이고, 성장이며 끝끝내 매일의 나아감이다.


삶은 언제나 한결같을 수 없다. 애초에 그런 모양인 것이 삶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매일에 새로운 걸음을 더해가며 보폭을 늘려가야 한다. 알 수 없다는 이유로 걸음을 멈춰 서기보다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두려움에 앞선 확신으로 나아갈 길을 드리우면 나와 닮은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삶은 늘 그렇듯 한결같을 수 없기에, 늘 한결같은 나를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생각하건대 적당한 때는 없다. 때를 아는 건 본인뿐이고 걸음을 내딛는 용기는 확신뿐이다. 앞으로 일어날 무언가를 겁내기 앞서 두려움을 뚫고 성장할 나를 기대하는 편이 낫다. 그렇게 어른이 되는 건지 평생 철없이 사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결국 지켜내야 하는 것은 확신이고, 확신으로 가득 찬 내 마음이고, 앞으로 한발 내딛을 용기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새는 날 수 없다. 파도가 치지 않으면 배는 나가지 못한다. 삶도 그렇다. 이리저리 요동치는 삶이라 내가 나아갈 수 있는 거다. 눈을 질끈 감고서는 마음으로 나아가자. 강하게 확신하는 만큼, 삶은 더욱더 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면서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콤플랙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