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참기만 하던 20살의 내가 아니다.

대견하다 박또이!

by 박소이

유미의 세포들 드라마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대사가 있다.


난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이 말은 해야겠어.

나는 늘 남의 시선이 먼저였다. 내 기분이나 내가 원하는 건 뒤로 미뤄두고, 타인의 기대에 맞추느라 스스로를 챙기지 못했다. 그런데 유미의 세포들을 보고 난 뒤, 이제는 남이 아닌 나를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품은 뒤로 확실히 삶이 조금은 편해졌다.



최근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팀장님이 회의를 다녀온 후, “들어온지 1년이나 됐는데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심지어 다른 부서 팀장님께서는 “컨펌을 좀 그만 받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내 입장에서는 이제 겨우 회사 구조를 파악한 시점이었고, 상사에게 컨펌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다른 부서 팀장님이 컨펌을 부담스러워하시는 걸 알고 있어서, 나름 최소한으로 받으려고 신경까지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억울한 일이 있어도 그냥 참고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팀장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억울한 부분, 설명이 필요했던 부분, 그리고 앞으로 개선되었으면 좋겠는 점까지 PPT로 정리해서 팀장님께 보여드렸다.



말하기 전에는 솔직히 긴장이 많이 됐다. 내 의견이 잘 받아들여질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팀장님은 오히려 “말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주셨고,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약속까지 해주셨다.



입사 후 이렇게 솔직하게 내 입장을 표현한 건 처음이었다. 앞으로 얼마나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속이 다 시원했다. 묵혀 있던 스트레스도 확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이렇게 용기 있는 사람이었나 싶어 스스로 놀랐다. 나는 더 이상 참기만 하던 20살의 내가 아니다. 할 말은 하고, 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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