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기 위해 운전을 시작했다

내가 운전을 하고 싶은 이유

by 박소이

최근에 운전을 시작했다. 아기를 낳기 전, 적어도 운전 정도는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항상 남편이 옆에서 운전을 봐주다가, 이번에 남편이 해외로 출장을 가는 바람에 처음으로 혼자 운전을 하게 되었다.


그날, 뒤에서 달려오던 차를 미처 보지 못해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순간 심장이 멎을 듯 뛰었고, 상대 차량에게 너무 미안했다. 만약 상대 차량이 멈추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 날 뻔 했겠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그 사건 이후, 운전대에 다시 앉는 게 두려워졌다. 그전까지는 남편이 옆에 있으니 마음 한켠이 든든했는데, 혼자 하려니 모든 책임을 오롯이 나 혼자 감당해야 해서 두려움이 배가 되었다.


무섭지만 그럼에도 운전을 계속하고 싶은 이유는, 운전을 통해 '진짜 어른이 된 느낌'을 경험하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태우고 데려다주는 것은 정말 멋있는 일인 것 같다. 운전을 일찍 시작한 친구가 나를 역까지 데려다준 적이 있었는데, 보조석에 앉아 친구의 모습을 바라보니 내가 알던 철없던 친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멋져 보였다. 그 순간만큼은 친구가 완전히 어른이 된 것 같았다. 나도 이제 누군가를 편하게 태우고 데려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운전을 하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그동안 쉬는 날에 엄마 집에 혼자 가고 싶어도 운전을 못해서 포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내가 가고싶은 곳이 있을 때마다 항상 남편에게 부탁해야 하는 것도 미안했다. 운전을 못하니까 행동에 제약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운전을 잘 하게 된다면, 쉬는 날에도 자주 엄마네 놀러가고, 강아지를 데리고 넓은 공원에 가서 맘껏 뛰어놀게 해주고 싶다. 가끔은 드라이브도 하고, 도서관에 가서 양손 가득 책을 빌려오고 싶은 마음도 있다. 운전을 못하면 이런 소소한 즐거움조차 포기해야 한다.


나에게 운전은 단순히 목적지까지 가는 수단이 아니라,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경험이다. 아직도 많이 두렵고 긴장되지만, 매번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걸 느낀다. 언젠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옆에 태우고,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이동하는 순간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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