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나오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짜장면 당긴다.
외국 여행을 가거나 이렇게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먹던 자극적인 음식이 떠오르고 먹고 싶어 진다. 분명 호주든 어디든 자극적인 음식이 있고 어떻게 보면 간이 우리나라 음식보다 훨씬 짜도 한국의 자극적인 맛은 따라갈 수가 없다. 호주에 온 지 두 달쯤 지나서 가장 많이 생각나는 음식이 결국엔 짜장면과 짬뽕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던 지역이 한인타운이라서 사실 근방에 중화요리점을 찾으면 2, 3개는 그냥 검색이 됐는데 시티로 출근하고 운동까지 하고 돌아오면 짜장면을 먹으러 가기가 쉽지는 않았다. 어느 날인가 운동을 안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집 가면 뭐 먹지? 하고 생각을 하다가 오늘은 진짜 짜장면이랑 탕수육 시켜놓고 고량주를 마셔야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생겨서 도착하자마자 와이프랑 근방에 제일 맛있는 짜장면 집에 갔다.
"오늘은 돈 생각하지 말고 먹고 싶은 거 먹자"
"나 탕수육이랑 짬뽕 먹을래! 저기 파란색 고량주도 시키자"
사실 호주 물가랑 한국 물가를 비교해 보면 호주가 훨씬 비싼 건 맞지만 노동자의 임금은 호주가 훨씬 높기 때문에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고려해 보면 중화음식이 많이 비싼 편에 속하지 않는다. 아무튼 짜장면에 짬뽕, 탕수육까지 야무지게 시켜놓고 40%가 훌쩍 넘는 고량주에 기름기 많고 자극적인 중화요리를 먹었다. 역시나 강렬한 맛이다. 지난 글에 브런치에 대한 글을 썼는데 사실 브런치는 먹을 때 맛있지만 오늘 먹고 내일 또 먹고 싶은 그런 느낌은 아니다. 짜장면은 오늘 먹고 내일도 먹고 싶어 진다.
최근에 살고 있던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하면 역시나 중국음식이지!
함께 이사를 도와준 형들과 같은 짜장면 집에 갔다. 이번에 더 다양한 음식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눠먹었다. 음식이라는 게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엄청 고급 음식은 아니지만 먼 곳에서 먹는 익숙한 음식은 때론 향수를 불러오고 새롭게 시작하는 곳에서 시켜 먹는 짜장면은 배로 맛있게 느껴진다. 이런 평범한 음식도 누군가에게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