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라 어둠이 많아졌다.
화창한 햇볕은 사람을 마비시킨다.
눈을 멀게 하고 생각을 멈추게 하고 행동을 느리게 하고.
무엇보다도 밝게 빛나는, 온 곳에 내려앉은 빛나는 태양을 그저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두 사람은 오늘 햇빛 좀 봐, 날씨 좋다 그치. 라고 말하고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바라볼 것이다.
반면에 어둠은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
치밀하게 생각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뚫어져라 보게 만들고, 사물을 더듬어 보게 한다.
모든 생각을 연상시키는 장면에는 어둠이 있다.
영화관의 두 사람이나, 바에 홀로 앉아 있는 사람이나.
어떤 장면을 만드는 데는 빛만큼이나 어둠도 필요하다.
2018.2.2 (8년 전 긴 겨울에 쓴 글.)
예전에 한 책에서 "말하는 사람은 촛불을 끈다."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너무 오래전이라 무슨 의미로 쓰인 문장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 문장이었다.
말하는 사람의 입김으로 꺼진 촛불. 어둠 속에서 드디어 말을 멈추고 생각을 하는 사람.
말하는 사람은 촛불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