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이란 영화를 주말에 보았다.
참 여러 감동이 있는 영화이고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이다.
그 중에서도 직장에서는
사장이자,한 남편의 아내인 주인공.
그녀의 남편이 외도를 하면서 겪게 되는
그 장면들에서 특히나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짧은 외도의 결국엔 남편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한 회사의 사장인 아내를 잘 지원하겠다는 결정으로 끝을 맺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 화해 장면을 보며 나는 울고 있었다.
모든 결론이 뻔히 보이는 관계가 아니라
너무 남은 게 많고 마지막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그들의 관계가 나는 참 부럽고
마음이 아팠다.
사랑, 부부, 정이란 것이 참 질기다는 말이 맞다.
그 어떤 이름으로든 함께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은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것이기에
그 힘든 하루하루를 질기게 살아내게 만든다.
질기게 질기게 버텨왔다가 놓았던 어느 날..
애기 아빠는 얘기했다.
우리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하지만 나는 그 말 앞에 그냥 웃기만 할 뿐이었다.
한 남편의 아내로서 살았던 내 삶이
얼마나 불행하고 눈물투성이었는지
그는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뿐
아직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을 게다.
마음에서 누군가를 밀어내야 할 때
수많은 생각과 미련과 아쉬움이 있어
망설일 수 있다는 것은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에 그나마 희망과 기대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선택이란 것은 언제든 할 수 있고
기회란 것은 아무 때나 오는 것이 아니기에
그 기로에 놓여 있게 될 때
하나만 생각해 보면 현명하게 후회가 적은 선택을 할 수 있다.
그 헤어짐으로 내가 자유롭고 행복할지
아니면 슬프고 아쉬움이 가득할지....
누군가의 배우자로, 부모로 살아가는 삶에서 철저히 이기적일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속에 진심과 한조각의 감정조차 없이 살아가야 한다면 그 어떤 자리에서도 그 관계는 불행하고 슬플 수 밖에 없다.
사랑이란 것이 참 지겹고 진부한 단어일지라도 의무와 책임만이 남은 관계는 자신과 가족을 병들게 할 수 있다.
함께 나이들어가는 동료애가 되었든,
못난 사람 구제해 줄 사람이 그나마 나밖에 없다는 애잔함이 되었든 , 꼭 사랑이라는 이름이 아니라고 해도 작은 감정이라도 내 발목을 잡는다면
그 자리에 남아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젊고 열정 넘치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지내온 정도 사랑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지긋지긋하게 투닥거렸어도
한 상에 앉아 밥을 먹는 그 누군가가 있다는 안도감도 사랑이다.
꼭 하트모양이 아닌, 애매한 모습을 한
이름 모를감정들 또한 사랑이라 믿으며 평생 투닥거리며 사는 것도 인생이다.
그 미묘한 어떤 것들이 남아 있다면
화해하고 인정하고 조금은 놓아주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이들어 혼자 먹는 밥이 지겨워 눈물이 날 때 쯤 누군가는 그랬다.
다 찌그러져가는 집이 됐든, 뭐가 됐든
못 생기든, 잔소리가 심하든 뭐라도 좋으니
밥상 머리에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ㅋ
인생의 끝에는 돈도 아니고, 자식도 아니고,
자신의 곁을 지키는 그 누군가가 제일 절실하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