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탈, 낮술 한잔~♡

by 바다에 지는 별

친구들의 카톡 대문글을 훑어보는 습관이 있다.


그러는 중에 그리 친하진 않았지만 늘 긍정의 대문글인 그녀가 자꾸 눈에 띈다.

나는 어떻게 매일 저렇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글을 쓸까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


심지어는 그녀의 아이가 입학한 것도 절절하게 감사하다는 대문글...


그 후 얼마있지 않아 같은 강습을 받다가 점심을 함께 한 적이 있었다.

키도 늘씬하고 참 예쁘게 생긴 그녀.

게다가 성격도 너무 밝고 상냥하며 해맑은 그녀여서 나는 호감이 갔다.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의례 남편얘기, 시댁얘기로 옮겨갔다.

그녀는 아이들 육아에 시댁 어르신들 수발까지 하느라 자신의 시간이 하나도 없는, 안스러운 사람이었다.


남편은 그 어느것 하나 그녀의 노력과 희생에 고맙다는 말이나 표현이 없는, 무뚝뚝하고 보수적인 사람이었다.


나는 그냥 그녀가 안스러웠지만 그 어떤 말도 거들지 않았다. 괜히 자신의 삶을 동정하게 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외로워 보였고 힘들어 보였고, 지쳐보였다.

불행해 보였다.


식사를 마무리 하고 자판기에서 믹스커피를 뽑아 마시면서 그녀가 그랬다.


"나는 괜찮아요.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제가 선택한 거잖아요."


다 자기 스타일에 안 맞다고 뛰쳐나가면 누가 살겠냐고..다 그리 산다며 거들긴 했지만

나는 그녀의 대문글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것 같아서 씁쓸했다.


안 괜찮은 자신의 삶을 그래도 괜찮다고..고맙다고 최면을 걸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희망의 한 줄이 아닐까 싶어서...


얕은 호흡으로 늘 긴장을 늦추지 않는 그녀를

한번 쯤은 긴 한숨 한 번 맘껏 내쉬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다음번에는 아점약속을 잡았다.

낮술 한잔 가볍게 하자며..ㅋ


그녀에게 이런 가벼운 일탈도 큰 심호흡이 될 수 있으리라.

그만 긴장하고..나와서 한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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