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사춘기를 혹독하게 앓았었다.
밝고 시끄러운 것과 비례하게 어두운 시간들이 많았다.
사람들 속에 섞여 있어도 늘 외롭고 힘이 들었다.
그럴 때는 아무도 없는 교회에 가서 혼자 피아노를 치고, 기타를 치며 두 시간씩 노래를 불렀었다.
돌아오는 길은 배도 고프고 정신도 멍해지고 기운이 하나도 없었지만 뭔가 설명되지 않는 복잡하고 무거운 공기들이 노래와 함께 모두 빠져나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에 구입한 기타가 피아노 옆에 서 있는 모습이 자꾸 눈에 걸려서 피아노 뚜껑을 열고 기타를 스탠드에 세운다.
아무리 이곡 저곡을 쳐봐도 역시 어렸을 때부터 익숙했던 가스펠이 편하다.
더이상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 하지 않지만 어렸을 때부터 내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독였던 방법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게 신기하다.
그렇게 배우고 싶었지만 한번도 악기나 음악 학원을 가보지 못하고 혼자 독학한 악기들이지만 나이들어서도 놓지 않고 있었다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먹고 사는 일 말고도 스스로를 다독여 줄 수 있는 방법들이 있어야 누군가에게 원망이나 실망이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많이 어렵지만 요즘은 장구를 배우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쪽으로 비싼 돈을 내고서 배우는 건 처음이라 그런지 너무 신나고 즐겁다.
나이가 들수록 재미 없고 지루한 일상을 견디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
자꾸만 재미있는 것을 찾게 되고 가슴 설레게 하는 일들을 찾게 된다.
이런 노력들이 어쩌면 내 스스로를 지키고 가족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비가 내린다.
기타 소리가 참 기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