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해서 기대를 갖지 않고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 아니면 좋은 면만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지금도 나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부딪히고 힘든 일들도 많이 겪었으면서 나는 사람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버리기가 어렵다.
2년 가까이 알았던 동갑친구가 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내게 힘이 되었던 친구였고 최근에 그 친구가 사업을 하게 되어 나도 그 친구의 사업에 도움이 되려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도와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최근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친구가 많이 예민해 있었는지 도와주고 있는 내게 오히려 서운하다며 전적으로 왜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지 내게 원망을 했다.
나는 눈물이 났다.
분명 그 친구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나도 나름 최선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구의 그런 반응이 너무 서운하고 속상해서 나도 모르게 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자신감을 넘어선 자만감이 넘치는 친구라는 걸 그 자리에서 알게 되었다.
이때까지 내가 알던 친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과연 내가 친구라고 해도 되는 사람인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다음 날 화해를 하고 서로를 이해한다고는 했지만 나는 더 이상 그 사람을 친구라 이름하지 않기로 했다.
모르겠다. 내가 잘 못 본건지..내가 그 사람의 그런 모습을 발견 못한 내 잘못인지..
사람들은 상처를 받은 것이 전혀 모르는 남에게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친분을 가지고 있던 사람에게서 받는 상처가 치명적이다.
오랜 인연일 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런 평범한 진실이 깨어질 때 그 어떤 오랜 인연도 그 생명을 부지하기 어렵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라 내게 생긴 우연한 행운임을 기억해야 한다.
오롯이 나를 위해 주고 오롯이 나만의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내 곁에 오래 머물게 하려면 지속적인 배려와 관심,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연인관계에서만이 식상함과 당연함이 위기의 상황을 맞게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되는 말이다.
나는 어제 오랫만에 최선을 다해 친구라 여겼던
한 인연의 끈을 놓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