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손가락과 발등이 따끔거려서 보니 나도 모르는 상처들로 핏자국이 선명하다.
어제의 살사빠에서 생긴 상처들인가보다.
오랫만에 찾은 빠에 기분좋은 음악으로 춤에 너무 몰입해서 다친줄도 몰랐다.
땀이 비오듯 하고 숨이 턱까지 찬다.
하지만 정신은 더욱 또렷해지고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으로 흥분된다.
마지막 음악이 나올 때까지 춤을 추고 뒷풀이를 갔다.
처음뵙는 여인이 맞은 편에서 나와 소주잔을 나눈다.
자신의 얘기를 스스럼없이 한다.
원래 10년전에 춤을 잠깐 췄었는데 아이를 임신하고 그만 두고 다시 나온 거라고 했다.
애기를 키울 때는 전혀 춤에 대한 목마름을 몰랐다가 아이들이 다 크고 추는 춤은 정말 너무 중독성이 강하다고.
물론 춤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분명 있겠지만 진정 춤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저 운동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고 음악과 춤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 분도 그랬다.
이성에게 느끼는 어떤 강렬함이나 기대감보다는 춤과 음악을 함께 즐기는 파트너로 너무 즐겁고
함께 하는 그 춤을 통해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춤은 꼭 멋드러지게 춘다고 해서 즐길 수 있다기보다 못 춰도, 어색하게 춰도, 실수해도 본인이 즐기는 방법만 안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잘 추고 못 추고를 떠나 그 속에서 그 어떤 것도 생각나지 않고 온전히 비워지고 오롯이 나만이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인생에서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딸로서, 친구로서 살아가지만 그 속에 내가 없는 듯한 느낌이 들때가 얼마나 많은지...
아무리 세상과 내 주변이 평화로워도 내가 없는 듯한 느낌은 참 사람을 외롭게 하고 허무하게 한다.
존재감.
자기 것.
아무리 이타적인 사람도 이 두가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내가 느껴져야지만 인생은 허무하지도, 우울하지도, 슬프지도 않다.
오롯이 나를 느낄 수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가족에게도, 주변인에게도 능숙하고 여유있게 대할 수 있다.
지금부터 자신만의 즐길 방법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