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과 거슬림의 경계

by 바다에 지는 별

이상한 사람이다.


겁나 자신감에 차 있고 결코 춤을 잘 추지 못하는데도 본인이 무척이나 잘 춘다는 확신에 차 있다.


자신감이 아닌 분명 저것은 자만이다.


지금 말하는 사람 말고도 살사를 추는 많은 사람들이 이 부류에 속하는 듯 하다.


강사급들은 이런 자아 도취형의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면서 비웃는 것을 나는 보았다.

나도 솔직히 너무 과한 그들의 몸짓이 좀 안스러울 때가 있다.


그들은 춤을 잘 추든, 못 추든, 우스꽝스럽든, 남들이 자신을 쳐다보든 말든 타인의 시선에 대해서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들은 싫고 좋음이 확실하며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한 리액션을 서슴치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과한 표현에 거부감을 표현할 때도 있으나 역시...그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ㅋ


또한 그들은 복장이나 화장도 무척 화려하다.

연예인을 방불케 하는 그들의 패션을 보고 춤을 춘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들은 그들을 강사급의 고수로 오해할 만큼 그들은 눈에 띈다.


그 날도 그 부류 중 한분은 60에 가까운 나이시지만 눈에 은색 펄이 가득한 화장을 하고 계셨으며 한 분은 갈치 지느러미 같이 화려한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오셨다.


나는 의아했다.

저 분들의 저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춤만 출 뿐 별로 대화할 기회가 없었던 나는 우연히 그 분들 옆에 앉게 되었다.


그 분들이 궁금했을 뿐 그 어떤 편견도 갖지 않으려 노력 했던 내게 그 분들이 먼저 말을 건냈다.


"춤 춘지 얼마나 됐어요?"

"아..저 일년 반 됐어요. ㅎㅎ"


"아...그랬구나..."

"그럼 **님은 얼마나 되셨어요? "

"저는 스포츠 댄스 7년하고 살사는 1년 됐어요. "

"우와..그럼...춤은 거의 고수급이시네요? 어쩐지 feel이 다르시다 했어요. ㅎㅎㅎ"


"그런데 살사하시는 분들은 참 차가워 보여요. 즐긴다기 보다는 너무 눈치보고 절제 되어있고 눌려 있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


나는 놀랐다. 내가 느끼고 있는 그런 느낌을 정확하게 얘기하는 그 분의 말에 대답했다.


"저도 뭐 잘 추는 편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님 feel은 거의 강사급이 아니면 이 살사계에서는 좀 드물지 않나 싶어요. 제가 볼때는 즐기시고 솔직한 자기 표현이 남에게 피해 주는 것도 아니고 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ㅎㅎㅎ"


"아...그렇구나...사실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그런데 전 그 사람들이 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ㅎㅎㅎㅎ 어디가서 이렇게 화려하게 입고 화장도 하고, 내가 느끼는 만큼 표현할 데가 있겠어요? 저는 여기 밖에 없어요. 그래서 남들 얘기하는 거 신경 쓸 여유가 없어요. "


알아요..제가 독특하다는 거..하지만 남들이 이기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내게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만끽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니까요.

나는 그 분과 대화 후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흥과 끼'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

그들이 그렇게 눈에 띄고 화려하고 지나치게 밝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흥과 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들은 지금 자신의 젊음과 건강을 즐길 수 있는 그 시간이 자신들의 넘치는 흥과 끼를 발산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고 그래서 더 그들은 열정적이고 적극적이고 격정적일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그들의 에너지가 참 부러웠다.


나는 솔직히 살사라는 춤으로 인해 많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지만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춤만 추고 나면 대화 나눌 시간도 없고 속속들이 얘기하는 것 자체가 무척 실례가 되고 무례한 일이 될 수도 있는 분위기 탓에 1년 넘는 시간동안 내게는 깊은 인간관계가 살사계에는 없다.


다들 가면을 쓰고 이름도 닉네임을 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려고 하고 자신을 개방하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에 위에서 말한 분들은 이방인처럼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그 날 그 분들과 그 짧은 대화 속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과한 액션이나 춤 사위에 부담스러워하고 눈에 가시처럼 생각들 수도 있겠지만 그 어떤 사람이라고 해도 그들의 뜨거운 열정에 찬 물을 끼얹을 수가 없을 것이다.


설령 그들이 이기적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그들이 참 좋아 보인다.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고, 자신의 인생에 누구보다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에너지는 나이가 들어서도 식지 않는다.

어디를 가나 그들은 에너지가 넘칠 것이고 의욕이 넘칠 것이다.


나처럼 상처 받았다고 움츠러 들거나 주눅들지도 않고 거침없이 자신의 갈 길을 헤쳐 나가는 그들의 에너지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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