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life is ssong

슬픈 삐에로의 삶..수고했어.

by 바다에 지는 별
우리가 약속한 완벽히 서로를 놓아줄 날이 다가오고 있어. 지나온 시간들이 참 아득히 멀어보인다.이제 뒤돌아보지 말고 각자에게 열린 문을 열고 이 방에서 나가자.



그래..솔직히

힘들다.

두렵다.

불안하다.


다가오지 않은 일들이라면 마음을 다스리면 된다고 말하면 그만이지만 글쎄...

그 실체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거대함으로 다가온다면 덤덤하게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미 정해진 수순을 밟고 있다.

완벽히 쇼윈도 부부로 산지 6년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서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으로 아이들까지 힘들게 한다면 부모인 서로가 과연 이혼이라는 상황으로 인해 우리에게 얻는 게 뭐가 있을까를 곰곰히 생각하다 선택한 결론이었다.


쇼윈도 부부.


비겁하다고, 어중간한 그게 뭐냐고 하든지 말든지 가진 것 없고 겨우 삶을 유지하고 있는, 여유라고는 없는 우리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사랑?

애정?

다 사치다.


내 자식이 혼란스러워 힘들어하고 방황한다면 그 무엇보다 서로는 견디기 힘들어 절망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우리 네사람은 어쩌면 함께 침몰하고 말았을 거란 걸 우리는 서로 잘 알고 있었다.


긴 시간 서로 정리하고 서로의 선을 지키고 서로를 존중하고 최대한 협업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만하면 됐다.

상황이 정리가 되면 우리도 이제는 최소한으로도 이어져 있던 끈 조차도 완벽히 끊어버릴 수 있다.


질기고 질긴 인연.

악연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으나 6년의 시간동안 한 시도 멈추지 않고 나를 따끔따끔 찔러대던 그 줄.


끊어버리지 않고 멀리 가지도 못하고 늘 제자리로 돌아와야 했던 나는 늘 가슴이 답답하고 슬펐다.

엄마라는 이름아래, 아빠라는 이름아래 우리는 늘 그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단정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한 서로를 늘 고마워 했고 서로의 건강을 빌어 주었고 한 배를 탄 동지로서 챙겨 주었다.

가식?

남녀 사이가 사랑, 우정으로 이분화 될 수 없듯이 부부라는 이름도 사랑이지 않아도 수많은 이름으로 그 자리를 지켜내야 하는 슬픈 사연들이 있는 것이다.


참 오랫동안 징글징글하고 질기게 그 시간들을 참아내고 내 무릎을 꺽어 주저 앉혀야 했다.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야하고 그로 인한 여러 문제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하지만 서로에게 욕심부릴 것이 없는 우리이기에 그리 격돌하지 않고 잘 정리할 것이라 믿는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내 인생.

준비된 것 없이 그저 그 끈하나 놓아버리는 것 밖에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막막하지는 않다.


언니는 단단히 각오하라고 했다.

각오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그저 밀려오는 파도를 몸으로 맞든, 파도 속으로 숨어버리든 어쨌든 파도는 나를 스쳐 지나갈 수 밖에 없을 테다.


그 파도가..

저 멀리서 나에게 달려오고 있는 그 파도가 두렵다.

나를 통과하고 지나갈 걸 알지만 무섭다.

그리고 슬프다.

내 인생을 돌아보는 이 시간들이 후회는 없지만 그냥 가엾다.

내 인생이 달려왔던 문 앞에 서 있다.

이제 그 문을 닫고 다시 다른 문을 열어야 한다.


거창하든, 초라하든, 지금과 달라지는 게 없는 평이한 삶이든...뭐가 됐든 나는 그 문 앞에서 떨고 있다.


두렵지 않다고...

그냥 다 지나간다고 허세를 부릴만한 용기조차도 나지 않을만큼 두렵다.


괜찮지 않다.

모든 것이.


가족에게 조차, 친구에게 조차 징징거릴만큼 나는 속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 누구에게도 지금의 내 마음을 드러내기가 힘들다.


이렇게 글로나마 징징거릴 뿐....


내 성장일기를 쓰듯 시작한 이 브런치 독자들과 나누기에도 부끄러운 이 글.

하지만 그냥 나의 독백이라고 생각해 주시길.....

https://youtu.be/Hr-K0Eke5KU

애써지켜야 하는 거라면..그건 이미 사랑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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