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종종거리면서도 그대에게 해줄 저녁상의 매뉴와 요리법을 들여다보며 나는 행복했지.
누가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나는 뛰다시피 걸음을 재촉해 장을 보고
씻지도 않고 요리를 시작했어.
가당치도 않은,
요리라고 할 수도 없는,
그대에게 향하는 벅찬 마음만 가득한 요리를 준비했지.
그대와 함께 앉은 밥상.
나는 너무 행복했어.
그대가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이 벌써 눈에 그려져 스멀스멀 입꼬리 사이로 웃음이 삐져 나올까봐
고개를 숙였어.
내가 그렇게 권한 두부를 끝내 먹지 않던 그대.
늦은 밤 그대에게 꼭 먹고 싶다며 갖은 아양을 떨었지만 그대는 끝내 말없이 잠이 들었지만
피곤한 그대의 고단한 이마에 따스한 손을 얹어 보았어.
언제나 먼저 잠든 그대의 등을 보며 잠들던 그런 날들도 그대와 나란히 누울 수 있어서 행복했어.
그대가 조금씩 보여주는 사랑만으로도 나는 무척이나 행복했어.
그만큼 나는 그대에게 미쳐 있었던 같아.
지금은 안다.
그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은
다 좋아.
다 괜찮아.
너무 좋은데?
언제든 얘기해.
내가 다 할께.
내가 해 줄께.
사랑에 잠겨 있을 때 누가시키지 않아도
나오는 이런 말이었을지도...
아니란 걸..
반 이상은 거짓말인 걸 알지만
그런 거짓말인 걸 알지만 듣고 싶었다.
하지만
그대가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왜 내가 듣고 싶어한 말들 중 한 마디도 그대 입에서 들을 수 없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대는 한 번도 내게 미친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