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로지...후기. 겁나 스포...ㅋ
멀어도 너무 먼 부산.
고속버스, 그것도 우등이라며?근데 왜 의자도
안 재껴지는 건데? 왜왜?!!!!!!
에이..열여덟. . . . .ㅜ.ㅜ
무슨 군대에서 영창갔을 때처럼 몇 시간을 정자세로 있으려니 흐미...죽을 맛이다.
그래서 킬링 타임할 것을 찾다가 유튜브 맨 앞 창에 떠 있는 그냥..예쁜 화면의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릴리 콜린스라는 예쁜 배우.
백설공주에 나오던 무결점의 그녀가 이 영화의 그녀였군..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서의 예쁜 고딩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의 예쁘고 멋진 주인공들의 알콩달콩, 달달한 모습들..
훈내가득~♡
내가 좋아하는 열 여덟살이라는 숫자의 나이인 귀엽고 사랑스러운 십대의 미묘하고 예쁜 우정과 사랑사이.
그렇고 그런 로맨스와 예쁜 화면들이 참 예쁘다.
뭐 어차피 기대감없이 보기 시작했으니 그냥 가볍게..가볍게 즐기기.
그리고 댄스파티에서 첫 섹스 후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게 된 로지.
사실 첫 관계가 그렇게 계획없이 휘리릭 치뤄버리는 의식처럼 지나가버리는 그들의 첫 경험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첫 경험의 상대가 물론 진심이나 영혼따위에는 상관없는 남자였지만 토끼도령이었다는 부분에서 참으로 안타까웠다.
첫 경험이 영국인 십대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나도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상식적인 십대가 아니었기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국에서의 첫 섹스는 저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하긴...
나는 너무 아꼈다가 우습게 되어 버린 경우이긴 하지만...ㅋㅋㅋㅋㅋ...그래도 저건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첫경험에서 비중을 두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란 생각도 잠시 했다.
사랑?
느낌?
관계?
의미?
아님..그냥 기념적인 일?
무엇이든 처음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려는 우리기에 첫경험, 첫생리, 첫키스, 첫날밤...뭐 이런 단어들이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진중하고 진지할 필요는 없으나 준비가 되었다면 꼭 알콜의 힘을 빌리지 않고 조금은 자신만의 의미를 두고 첫 경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라는 생각과 나도 다시 십대의 시절의 삶을 살게 된다면 적어도 20대 초반까지는 첫 섹스를 하는 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로지는 그 날의 첫 섹스 후 임신하여 자신의 인생항로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십대 엄마로 그 버거운 불면의 밤을 견디며 로지는 성장한다.
아이가 영아산통으로 밤새 울고 하루종일 육아와 가사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20대를 살아내는 로지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 나의 버거운 첫 아이를 키우던 시간이 생각 나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었다.
남들은 그저 물 흐르듯 그저 흘려 보았을 그 장면에서 나는 살짝 눈물이 났다.
(모든 영화나 상황에 나는 언제나 촛점이 나에게 너무 맞춰져 있다. 난 항상 이런식이다. ㅋㅋ)
그리고 중간중간 주변 남자들과 가끔씩 연애와 섹스를 하는 로지.
어른이라고 해서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섹스를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거란 부분에서 나는 이 영화가 좀 현실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로지는 외롭다고 했다.
지친다고 했다.
혼자서 그렇게 나이들어 가는 일이.
참 공감되는 대사였다.
혼자인 삶에 지친다는 말.
그리고 로지의 딸에게 아빠가 있는 온전한 가정을 선물해 주고 싶어 로지는 자신의 감정은 뒤로 밀어둔 채 그녀는 결혼이란 것을 한다.
물론 의미 있는, 행복한 결혼생활이 아닌, 행복해 보이기만 한 결혼생활을 한다.
내가 생각해도 가정이란 것은 로지가 그렇게 동경할만큼의 모습이기는 하다.
딸에게 그런 일반적인 일상을 선물하고 싶었던 로지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비록 남들이 볼 때는 불 보듯 뻔한 결정이었다고 해도 나는 로지였다면 나 역시도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안정적이고 평범한 행복이 있는 결혼생활이 아이에게 주는 것이 얼마나 큰지 우리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첫 결혼과 첫 이혼.
그리고 오래 전부터 마음에 담아두었던 사랑을 시작하려고 하는 로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처음이 아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진정한 사랑은 두 번째가 될 수도 있고, 세 번째, 네 번째가 될 수도 있다.
실수하고 넘어지고 돌고 돌아서 진정한 사랑을 찾고 이제까지 가장 정제된 모습으로 서로에게 가장 적합한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처음은 어쩌면 그 과정 중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란 생각.
사랑이 이루어지고, 접었던 꿈을 이루는 장면보다 로지가 그 지루하고 의무가득한 자신의 버겁고 무겁고, 외롭기까지한 일상을 잘 견뎌내던
그 일상에서의 로지가 훨씬 빛나 보이고 예뻐보였다.
그리고 사랑과 꿈이란 것은 어쩌면 인생의 그저 향신료처럼 작은 부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과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과정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고 멋지다는 생각도.
지금의 나이를 살아보니 사랑이란 것은 우리의 삶에 늘 동경할 수 밖에 없는 강렬한 감정이고 힘이 있는 감정이긴 하지만 그런 기회가 그렇게 흔하지 않다면 그 기회를 좇고 따라다니기보다 그저 내 일상을 묵묵히 견뎌내며 살아내면서 얻어지는 달콤한 상 정도의 의미여도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외롭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의 나는 외롭다.
하지만 그 외로움에 집중해서 사랑이란 것을
목메고 기다릴 여유가 없다.
그리고 영화로 보는 로지의 일상이 쌉쏘름하고 아릿하게 아름답게 보였듯이 내 일상도 그렇게 보여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로지..참 아름다운 여인.
나..도 아름다운 여인이겠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