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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에 지는 별 Feb 01. 2017

떠나는 인연으로 부서져가는 그대에게.

broken

움켜 쥘수록 빠져 나가는 고운 모래처럼 인연이란 것도 그러하다.

버림 받다.

                        잃다.

                                         놓치다.







버림받다.

상대의 필요에 의해서 관계를 이어간 게 아니라면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다.


그 인연의 끈을 놓아버리는 과정에서

인격의 바닥을 들킨 것인지, 원래 바닥이었든지, 감정의 변화가 찾아왔든지, 자신이 이별의 원인에 일조하였든지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오랫동안 자신을 찔러대고 후벼 파더라도 끝까지 부정하라.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말은.



각자의 인생을 책임지며 살아내는 우리.

누가 누구를 버릴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인연이 다한 것이다.


그 인연이 다하기까지 자신이 믿었던 그 사람은 예의나 신의를 지키지 않았을 뿐.



인연이란 것은,

사랑이란 것은,

사람이란 존재는 원래 믿음직스럽지 않은 구석이 있는 것들이다.


언제든 변할 수 있고,

언제든 변덕을 부릴 수도 있으며

언제든 돌아설 수도 있는 것.

자신에게 이유를 묻기보다 비겁한 변명이라 할찌라도 인연의 속성에 책임전가할 필요가 있을 때도 있는 법이다.


보내주자.

흘러가게 내버려 두자.

떠날 것은 떠나보내자.








잃다.

잃을 것이 있다는 것은 내 것이라고 할만한 존재가 있었다는 것이다.


남겨둘 것, 추억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미 자기 의지에 의해 떠나버린 것보다 내 스스로가 남기고 싶은 것에 집중하자.


그리고 남겨두고픈 기억을 좀더 오래 보존하고 싶다면 주관적인 감정과 재해석을 가미해서라도 그렇게 하자.

어차피 그 추억과 기억은 당신만의 것이니까.








놓치다.

그대가 잡았더라면 잡혔을, 머물렀을 인연이었을까?


확신이 서지 않았던 상대에게 그대의 결정적인 행동으로 관계에 발전이 있었다면 다행이지만..


생각해 보자.

확신이란 것은 스스로가 가지는 감정이 아닌가?

그 확신이란 것을 상대에게서 찾고자 하는 시작부터가 사실은 좀 무리가 있는 것 아닌가를.


잡아서 잡힐 인연이었는데 놓쳤다면 아프고 쓰라리겠지만 잡혀진 인연의 지속 시간은 얼마나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사람은 무조건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의에 의한 결정일수록 변명하기 마련이고 쉽게 놓아 버린다.



떠나려는 인연의 등 뒤로 발 동동 구르지 말자. 둘이라서 고마웠지만 혼자서 떠나지 못할 그대는 아니지 않는가..


인연이 다함으로 아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지나치게 자신을 몰아 붙이지는 말자.


완벽히 자신과 맞는 인연은 있을 수도 없기에 언제든 인연의 끈은 끊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흘러갈 시간이 온다해도 잠시동안 내게 머물 인연이 있다는 것도 감사한 것이고 그 인연의 끈이 닿지 않아 홀로 주어진 인생을 살게 되더라도 인생은 살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긴 인생길에 길동무가 있으면 좋고 고맙지만 그렇다고 혼자서 못 갈 것도 없지 않은가?


각자의 길은 정해져 있다.

그 길을 길동무가 누구냐에 따라 조금씩 수정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각자의 목적지로 가는 것이 옳은 것이다.


고마운 존재로 함께 길을 걸어 왔다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닐까?


자책, 원망, 미움은 과도한 자신감일 수도 있고

사람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인연에 대한 지나친 기대에서 나오는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놓을 건 놓고

흘러갈 인연에게는 길을 터 주자.


그리고 그대도 등돌려 떠나는 인연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일어서자.


그대가 가고자 했던 그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https://youtu.be/UR-EKTl8J4g

그대가 사랑했던 것들은 부숴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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