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이 한창이다가
몇 일 지나지 않아 비가 연 이틀 내렸고 직장동료이자, 절친들이 꽃놀이를 꼭 해야한다며 아직은 꽃이 다 지지 않았을 인천공원으로 달렸다.
쌀쌀한 날씨에 꽃 잎은 바닥에 이리저리 바람에 쓸려 다니고 있었지만 그래도
만개한 꽃들은 연이은 비와 바람에도 봄의 끝자락을 잘 부여잡고 있었다.
지려는 꽃 잎을 우리는 아직은 보낼 수가 없어서 이 꽃 저 꽃을 옮겨가며 사진을 찍어댔다.
오늘 이 사진들을 보며 올 해초
운명을 달리한 어린 시절의 친구가 떠올랐다.
45살의 젊은 나이로 눈을 감은 친구.
어렸을 때의 넉넉치 못한 시절을 함께 하고 밝은 웃음 부서지게 지었던 친구.
노래도 잘 했고, 유머 감각도 있고, 잔잔하지만 마음이 단단한 친구였다.
8살의 어린 딸을 남겨두고 떠났을 친구의 마음이 어땠을지....
남겨진 사람들은 그를 보내기가 힘들었을테고
떠나는 친구의 마음은 얼마나 무거웠을지..
한 사람으로서의 자리보다 부모라는 자리에서 죽음을 얼마나 쉽게 인정하기 어려웠을지를 생각하니 소식을 접한 내내 마음이 무겁게 내려 앉았다.
각자의 색에 맞게 아름답게 만개했다가 각자의 시간이 다 되어 지는 꽃처럼 사람의 시간도 그러하겠지.
붙잡고 싶고, 아직은 남고 싶은 마음.
떠나 보내야 하고, 떠나보낼 수 없는 마음.
참 아프고 아프지만 그 시간은 누구에게나 느닷없이 찾아온다.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할 필요는 없겠지.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살면
그 뿐이다.
그리고 놓고 가야할 시간이 오면 놓아주고, 마음에 담고 떠나는 것.
사랑했다는 서로의 믿음.
그리고 조금은 절절한 아쉬움과 애닳음이 어쩌면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전부일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열심히 살아내는 것.
지금만큼만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것.
더 이상 애쓸 수도, 애쓰지도 않으면서 살자.
나의 계절.
나의 시간에 만개하기.
그리고 나의 시간이 다 했을 때
흙으로 기꺼이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