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뚝이를 깨물어 먹을 수 있어서 아쉬워 할 텐가?
오늘은 직장인으로서 비싸디 비싼,
8천원짜리 갈비탕을 먹으리라 크게 마음먹고..ㅋㅋ..
씩씩하게 식당으로 향한다.
이른 아침이라 10분을 기다리라는
종업원의 말을 듣고
착한 어린아이처럼 테이블에 얌전히 앉아서
갈비탕을 기다린다.
뜨끈한 보온그릇에 담겨나온 갈비탕...
갈비탕을 먹을 때 다들
고기 먼저 건져 먹고 밥을 말아 먹는가?
나도 두 세점의 고기를 뜯고 밥도 조금 말아서 먹는다.
먹으면서
대상자 어머님들의 얘기가 생각난다.
"깍뚝이 한번 션하게 깨물어 먹어 보는게 소원이야."
"내 이빨로 고기 씹어서 맛있게 먹어봤으면 좋겠어."
80, 90세를 넘긴 할머니들은
대부분 전체 틀니를 하고 계신다.
자신에게 맞는 틀니를 만나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오랜 시간 내 잇몸에 붙어 동거 동락을 하면서도
이 틀니라는 고약한 녀석은 결코 호락호락 내 몸에 휘감겨 주지 않는다.
늘 먹으면서 미끄러지 일쑤고
심지어는 신나게 흥이 나는 노래방에서 조차
텅텅 빠지면서 배신과 망신을 연타로 선사해 주는 고약한 녀석이다.
하지만
그 녀석 없이는 내가 10년은 더 늙어 보이고
물컹한 음식들 밖에 먹지 못하니
맘에 안 들어서 패대기 쳐 버리고 싶지만
아쉬운 대로 내가 봐주면서 써 먹어야 하는 애증의 틀니인 것이다.
내 이빨로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씹어댈 수 있다는 소박한 자유와 즐거움이 어르신들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큰 소원인 것이다.
나는 오늘 ...
갈비를 신나게 뜯었다.
잔인하게 잘근잘근 씹어서 가루를 내서 삼켜 주었다...ㅋㅋㅋ
씌운 이도 몇개 있지만
아직은 온전히 내 잇몸에 잘 붙어 있는 이가
고맙고 대견하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나도 어머님들처럼
내 잇몸과 이별한 나의 소중했던 이들을
그리워 할 시간이 오겠지만
아직 다가오지 않은 시간을 두려워 하거나
미리 슬퍼하는 어리석음은 치우자.
나는 지금 감사하고 지금 행복하고 지금 즐기기로 한다.
씹고!!!
뜯고!!!
맛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