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라도 좋으니 쏟아내고 싶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써지지가 않는다.
마음에 단단히 제동이 걸려 버렸다.
푸석푸석 물기 한 방울 머금지 않은 모래사막의 바람만 가슴 속에 돌고 있다.
시작도 끝도 없이 그저 혀 끝에 잡히지 않는
그 무언가를 끄집어내려 집중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무엇부터 풀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묶인 매듭을 잡고 올라가야 할지...
그 모든 문제 속에 나는 그저 길을 잃고 무중력의 상태로 부유할 뿐이다.
행복하지도,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무감정의 멍한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내게 이미 이승의 느낌을 잃어버린 무통, 무정의 상태이다.
오래되고 있다.
지속되고 있다.
나는 그저 흘러가는대로 흐르고 있다.
해 볼만큼,
가 볼만큼,
노력할 수 있는 만큼 애써 보았지만
다시 처음 그 자리에 서 있다.
그래...
이제부터는 힘을 빼고 시간을 믿어보자.
누가 무엇이라 하든 귀를 막고,
눈을 감고 기다려 보기로 하자.
그 누군가가 가 보았던 길이 아니라
내 운명의 물길이 궁금한 것이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지켜볼 시간이다.
지나친 기대와 희망으로 어색한 기다림보다
무욕의 눈으로 바라보기로 한다.
조금은 멀리서, 내 일이 아닌 것처럼 관망해 보기로 한다.
지금은 그래도 될 것 같고,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