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만큼 머물면 돼..
오랜 친구에게 물었다.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친구가 말했다.
"처음에는 참 한없이 착하고 친절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음..
지금은..음..."
쉽게 말을 잇지 않는 녀석에게 채근한다.
"음..지금은 좀 아닌 것 같아.."
나는 옅은 웃음을 입가에 담고 계속 집중한다.
"잘 해 주는 사람한테는 참 잘 하는데
별로 아닌 사람들한테는 너무 거리를 두는 게 보여서..가끔은..음..조금 무서울 때도 있어."
친구는 참 정확히도 나를 지켜봤구나 싶다.
나는 40이라는 숫자를 건너면서
넘치고 무작위의 친절함에 제동을 걸었었다.
사람이 싫은 것이 아니라
나와 맞는 사람들과의 교류와 소통을 위해
내 에너지를 응집시켜 놓기 위해서...
누구나에게나 친절하고 따뜻한 태도는
나 자신을 다치게도 했고
상대에게 오해와 의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고 급기야는 나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으로 돌아오는 일들이 종종 있은 후로
친구가 말한 그런 성격의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변하게 되었다.
그런 경험들에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은 큰 맘 먹고 보여 준 나의
거절과
다르다고 말하는 것,
아니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생각보다
크게 상처받거나 기분 상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사실이 심적으로 나에게나 타인에 대해 많이 편해지고 자유로워지게 해 주었다.
하지만 가끔은 내 거절과 부정의 대답에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 다름에 오히려 나에 대한 호기심을 내 비치는 사람도 있었으며
더러는 좋은 친구가 되어 주는 사람도 생겨났다.
그후로 드는 생각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꼭 동감할 필요는 없으며
끝까지 함께여야 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함께 함이 즐겁고 언제까지일지 모르는 시간이지만
주어진 시간만큼이라도 함께 갈 수 있다면 고마운 것이다.
다르다고, 동감해 주지 않는다고 서운할 필요도 없고 비난할 필요도 없다.
그저 궁금하고 관심이 있다면
열어둔 마음 속으로 언제든 들어올 수도 있고
그래서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것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머물고 싶은만큼 머물면 되는 것이고
떠나고 싶어지면 언제든 털고 떠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변함 없이 나와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해 준 그대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