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고 있다.
곧 겨울의 찬 바람이 불어 닥치겠지?
소복히 고운 빛깔의 포근한 이불같은 낙엽들.
곱구나.
쨍하고 깨질 듯 맑은 가을 하늘아래 잎사귀를 다 떨구고 발가벗은 감나무에 가지 가득 아슬아슬 매달려 있는 붉은 홍등같은 감들.
푸른 밤 하늘에 걸려있는 만월의 달.
하늘 아래 있는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따스한 빛으로 완벽히 안아주는 만월의 달.
너무나 아름다워 가슴이 먹먹해진다.
제법 쌓여진 소원 돌무덤을 지나쳐 오다 만난
두 개의 소원 돌.
차가운 겨울바람과 눈을 맞으며 누군가의 소원을 차곡차곡 올리게 되겠지.
너무 두려운 오르막길.
끝도 보이지 않는 그 각도가 숨을 막는다.
나에겐 존재감 자체만으로 두려움 그 자체인 산과 오르막길.
최대한 마주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최대한 평탄한 길로 평온한 인생길을 걷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드는 산행.
산.
너는 거기, 나는 여기.
가을아..
눈이 시리도록 너를 바라봤고,
온 종일 너의 냄새를 맡았다.
여기저기 흩뿌려진 너의 색들로 내 마음도 붉게 물들어 버리고 말았지.
파란 가을의 마지막 너의 모습 속에 나를 담그고
또 다시 다른 모습으로 나를 찾아 올 너를 기대하여 보낸다.
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