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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바다에 지는 별
Jan 15. 2018
최대한 신나게 버킷리스트 써볼까?
버킷리스트 영화후기
친구들에게 택배로 나이 선물이 왔다는 메세지와 함께 새해 인사를 했다.
이런 저런 우스갯소리의 농담을 주고 받고 늘 마지막에는 건강하자고, 꼭 건강하게 오래오래 얼굴 보며 살자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나이가 들은 것이다.
사랑도, 돈도, 가족도 모두 내 건강이 있어야 안전하게 잘 지켜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뜻이리라.
2017년을 보내면서 나는 새해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
괜히 심란해져서이다.
내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지만 괜히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지면서 쓸데없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다시 찾아왔기 떼문이다.
나
는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의 죽음을 세 번 경험했고, 심각한 중증 질환으로 5년 넘게 간호를 하며 두려움과 불면의 밤을 보낸 경험이 있다.
꼭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로 넘어가는 즈음해서 그때의 기억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경험이 많을수록 죽음이나 병에 대해 조금은 편해질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 반대이다.
그 주제에 대해서 더 자주
생각을 하게 되고
그래서 삶에 대한 괴도도 자주 수정을 하게 된다.
수정한다는 뜻의 이면에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 속에 가장 많은 부분은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할 수도 없는 내 상황이 큰 이유가 된다.
무튼
그런 생각들로 비교적 조용하고 조금은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정말 오랫만에 켠 텔레비젼을 보다가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어 할인 혜택의 영화를 고르게 되었다.
영화 제목에 이끌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영화를 선택했다.
그리고 몇 분 후 더욱 만족스러운 건 평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남자 배우가 주연인 영화였던 것.
16살 때부터 자수성가한 콜.
어마어마한 부자에 일반적인 재수없는 케릭터다.
20살 초반부터 역사학 교수를 꿈꿨으나 아내의 임신으로 대학을 중퇴하고 자동차 수리공이 된 카터.
이렇게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우연히 병으로 인해 같은 병실을 쓰게 되고 공교롭게도 둘다 1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항암 치료를 받으며 둘은 서로의 괴로움을 동감하고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카터의 버킷리스트를 보게 된 콜은 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기보다
하고 싶었던 것을 해보고 죽음을 맞이하자는데 동의하고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카터의 가족들은 걱정을 했고 특히나 그의 아내는 격려히 여행을 반대한다.
죽음을 피하려고 도망치는 거라고...
바보라고...
그에 반해 카터는 자신의 평생을 자식과 가정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이해해 주길 바라지만 결국 아내의 동의를 받지 못 하고 여행을 떠나게 된다.
어린 아이처럼 신나하며 들뜬 두 남자들은 신나게 여행을 즐겼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다시 젊었을 때의 열기와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카터에게 죽음이 찾아왔고, 콜은 다시 본인의 업무로 복귀한다.
지극히 평범한 순서로 이어지는 스토리.
특별할 것도 없지만 중간중간 콜이 보여주는 심통맞은 연기와 재치가 무척이나 재미있고 귀엽기까지 하다.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는 즐거운 그들의 시간.
얼마나 달콤하고 아름답고 절절했을지 상상이 간다.
그들이 자신들의 정해진 죽음을 한없이 슬퍼하기보다 받아들이고 준비하기로 맘 먹은 순간부터 죽음은 그들에게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게 된 것이 참 인상적이다.
요즘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이 영화처럼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삶을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들이 많이 기사화되고 있다.
어쨌든 사람은 누구나 시한부를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단지 그 시간을 아는 것고 모르는 것의 차이일뿐.
누구나 다 시한부를 살아가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는 다 죽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렇다면 나 또한 죽음을 좀더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삶의 정리를 천천히 최대한 허둥대지 않고 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
너무 나만 최선을 다해 지키려고 애쓰기보다 내 사람들의 자존할 수 있는 능력을 믿으며 그들을 응원하고 독려하기.
내가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해 지나치게 미루지 않기.
되도록 밝고 즐겁게 지내기.
혼자됨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당연시 하기.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도 최대한 즐기되 혼자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알아보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기.
너무 가족이나 사랑에 대한 기대감이나 희망에 기대지 말기.
건강을 위한 좋은 일들을 꾸준히 실천하기.
이렇게 추상적인 새해 및 내 인생 초안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이제 세부적으로 실천 항목만 정하면 된다.
'너무 가족이나 사랑에 기대하거나 희망하지 않기'
라는 항목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애기아빠였던 사람이 오랜 투병생활로 참 힘든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
그 때는 그 사람을 무척이나 사랑했었고, 그의 생존은 어린 내 자식에게도, 나에게도 절실한 일이었기에 나는그를 최선을 다해 마음과 체력을 다해 돌보아 주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아픔을 대신할 수도 없었지만 너무 심한 고통 속에 있을 때는 그 누구도 받아 들이지 않는 그가 많이 서운했다.
그때는 그랬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극심한 고통과 버거운 투병 생활에서 결국은 사랑도, 가족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롯이 홀로 그 고통의 시간을 건너가야 하며, 견뎌내야만 하는 것이다.
어차피 오랜 투병이나 죽음은 자신만이 준비할 수 있고, 자신만이 감당해야 하는 숙제일지도 모른다.
되도록 지혜롭게 자신의 부재를 주변인에게 준비시켜야 하는 일은 자신의 몫인 것이다.
홀로 쓸쓸히 나의 마지막을 맞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되도록 호들갑스럽지 않게 조금은 덤덤히 그들과 안녕을 고하고 싶다.
그러나 안다.
그렇게 고상하고 침착하게 모든 걸 준비할 수 있는 죽음은 많지 않다라는걸.
그러니 평소에 할 수 있는만큼 준비하는 것이 가장 헌명하겠지.
46살의 적지 않은 나이 따위는 별로 개념치 않고 어쩼든 내게 선물로 주어진 새해는 삶의 막바지에 좋은 친구를 만나 조금은 서로 위로를 나누었 듯 나또한 좋은 인연들을 만나 즐겁고, 알차게 삶을 감사하며 살아내고 싶다.
최대한 유쾌하고,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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