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끄기의 기술 책 후기.
오늘날의 세상은 사람들이 앞날을 터무니없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몰아간다.
행복과 만족이라는 신기루를 좇는 데 평생을 바칠 수도 있다.
그러나 좋은 삶을 살려면, 더 많이 신경 쓸 게 아니라, 더 적게 신경 써야 한다. 요컨데, 오로지 코앞에 있는 진짜 중요한 문제에만 신경쓰라는 말이다.
무심한 사람은 나약한 겁쟁이다.
당신에게 생긴 문제나 당신이 느끼는 고통을 과소평가하는 게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은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담고 있는 자아상을 버리면, 자유롭게 행동하고 실패하며 성장할 수 있다.
얕은 쾌락에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 불안과 감정 동요, 우울함을 더 많이 느낀다. 쾌락은 만족감 가운데 가장 얄팍한 형식이기에 그만큼 얻기도 쉽고 잃기도 쉽다.
적절한 쾌락은 사는 데 필수적이지만, 쾌락에는 충분함이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뭔가를 당신보다 잘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당신보다 그 일에서 더 많은 실패를 맛봤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어떤 사람이 당신보다 못하다면, 그건 그가 당신보다 배움의 고통을 덜 경험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몰입 안에 자유와 해방이 있다.
몰입할 때 자유를 얻는 까닭은, 더는 사소하고 하찮은 일에 흔들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황금이 묻혀 있는 곳은 깊다.
뭔가에 끊임없이 몰입해 깊이 파고들어 그걸 캐내야 한다.
관계, 직업, 훌륭한 생활 방식을 만들기를 비록한 모든 일에서 마찬가지다.
짧은 인생 대부분을 고통과 불편함을 피하는데 써버린 나는 사실상 삶을 피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경끄기의 기술'(마크맨슨 저)
제목부터 참 씨니컬하다.
베스트 셀러를 별로 선호하지 않지만 지인의 얘기를 듣고 선택한 책이다.
앞에 나열한 긴 글처럼
저자 마크맨슨이라는 사람이 살아온 삶만큼이나 솔직하고 담백한 글로 가득하다.
나란 사람은 좌절 중인 이상주의자다.
바르게 사람들과 최대한 평화적으로 살길 바라고, 미움과 적대감이 최대한 적은 세상을 꿈꿔왔던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내 친절을 경계하고, 심지어는 불안해하기까지 했다.
어렸을 때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와 나이들어서까지의 직장생활동안 겪은 수많은 부조리와 이해할 수 없는 이기심, 적개심, 그리고 무례함.
엉망진창 쓰레기통 같은(가끔은 중환자실의 가래받이통 같다고 느낄 때도 있었음. ) 세상이 너무 끔찍하고 혐오스러워 세상과 나와 관계하지 않는 사람들을 그들에게 배운대로 격리하였다.
나는 좌절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세상은 원래 엉망진창이라고..
그래도 괜찮다는 걸 받아 들이라고 했다.
세상은 여태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란다.
뒷통수를 한대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다.
왜 나는 이걸 이제 깨달은 거지?
원래 그런 게 세상이라잖아?
화내고, 밀어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냥 나는 그런 세상을 인정하고 그저 내 식대로 살면 그만인 것이었다.
괜히 과장되게 경계하고, 두려워하고 불안해 할 필요가 없었나 보다.
그저 세상이, 사람들이 내 뜻을 알아주지도, 움직여 주지도 않음에 화가 나고 좌절했었지만
내 생각이, 행동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다가왔다. )
내가 보아왔고 믿어왔던 대로, 나와 비슷한 것을 믿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몰입하며 살면 되는 것이다.
몰입.
참 낯선 단어이기는 하지만 거절하기가 전제되어 있는 단어라는 건 새롭게 다가온다.
장기 여행과 다양한 삶을 지향하고, 심지어는 난잡한 연애 또는 섹스의 삶을 살았던 저자.
그 속에서 깨달았던 몰입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한다.
가치 있는 것을 지키려면 가치있는 것 이외의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왜냐하면 무엇을 거부하느냐에 따라 나를 규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이 사랑이든, 우정이든, 결혼이든 무엇이 되었든 각자의 인생에 가치있는 것이 정해져 있다면 그 이외의 것을 밀어내고 그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에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생각해 본다.
요즘처럼 사람들끼리 복잡하게 얽히고
그 속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심하게는 난잡하기까지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혼란스럽고, 서늘해지기까지 했던 나는 '몰입'이란 단어로 진정시킬 수 있었다.
사랑이란 말도 무색해지고, 무의미해 보이기까지 하는 나이이다.
모르겠다.
나조차도 주변인들의 사랑행태나 가벼운 이들의 다양한 경험인지, 체험인지 모를 그들의 사랑방식을 관망하고 있기는 하지만 진정한 가치를 아직 절실히 느끼지 못해서 그런 것이겠거니 하고 좀더 긍정적이게 바라보게도 한다.
저자처럼 많지는 않아도 나또한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면서 그들에게 진심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사랑이란 가치가 그만큼 내게는 소중했기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고, 순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되도록 내 가능한 한계까지도 그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려 무척이나 애쓰고 고심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지쳐갔고 상대는 내가 변했다고 서운해 했다.
내가 솔직하지 못했던 것이다.
솔직함.
거절하거나 거부하기, 아니요, 안돼라고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기.
설령 그것으로 인해 서로 갈등하더라도 관계에서는 정당히 있어야 하는 것이며 필수적인 요소라고 저자는 말한다.
난 거절을 잘 하지 못 한다.
여성들이 관계 중심적인 성향으로 거절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특히나 잘못하는 것이 부정의 말이나, 거절의 말이다.
하지만 무조건 수용하고 긍정해 주는 관계를 지속하다보면 둘의 경계가 무너지고 한쪽으로 편중된 가치관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의 말처럼 건전한 관계를 위해서라도 의지적으로 내 의사표현과 거부와 거절에 대한 거부감을 좀 줄여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그리고 책의 전반적인 주제는 고통이다.
고통.
90의 인생을 봤을 때 반을 살아본 나는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수월찮은 고통과 버거움을 경험하며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그 후유증으로 나는 계단이나 오르막길에 대한 공포심으로 인한 호흡곤란 증상을 얻게 되었고,
심적으로나 육체적인 고통, 어렵고 복잡함으로부터 도망치기에 급급한 겁쟁이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되도록 애쓰지 않고, 최선을 다하지 않기.
최대한 힘들지 않고 욕심부리지 말고 살기.
등등의 소극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기에 가장 익숙하고 편한 가치관으로 인생의 매뉴얼을 싹 갈아엎어 버렸다.
다시 아프다가는 그냥 모든 것을 놔버리고 싶어질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삶이 늘 어느정도는 고통스럽다는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고통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어떤 고통을 견뎌내느냐에 따라 어떤 성공을 할 수 있는지 결정된다는 것이다.
배움이든, 관계에서든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서는 최대한 시도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생겨도 최대한 버텨보기로 일관했던 생활을 반성했다.
물론 개과천선하는 극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무언가를 개선하려 마음을 회의하는 것부터가 나에게는 대단한 도전이 될 수 있기에 나 스스로에게 나또한 기대가 크다.
성공하고 싶은 욕심은 없다.
무언가를 잘 해보고 싶은 욕심도 없다.
하지만 더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과거 덮어놓고 주저앉지는 않으리라는 결심을 해 본다.
누구나 지루하고 별 진전없는 시간들을 지나서야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발전의 모습이 보인다는 진실을 꼭 염두해 두고 좀더 인내하고 끈기있게 노력하고 배워보려 애쓰도록 해 보고자 한다.
해보기.
어떤 일을 할 때 동기부여가 첫 시작을 일으키게 하는 순서라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행동함이 먼저라고 했다.
생각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안 된다는 것이다.
무조건 아무렇게라도 해보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동기부여가 되고 결과물이 생기고 다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행동하기를 먼저 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시작하기.
그러다보면 실패하더라도 무엇이든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다시 행동하고 동기부여 받게 된다는 것.
나태함과 귀차니즘으로 최소한의 신체, 정신활동을 지향하는 나에게 굉장한 지침이다.
그렇다.
행동부터 해야 하는 것이었다.
생각하다 또 생각만 하다 나는 자주 포기하고 잊기를 반복했다.
사소한 것부터 사부작사부작 소극적인 것이라도 시작해 보기를 자신에게 종용해 본다.
저돌적인 제목답게 내가 가장 싫어하고 듣고 싶지 않은 말만 가득한 책이었지만 단순히 관념적인 좋은 말만 써 놓은 것이 아니라 본인의 실패와 방황 중에 체득한 진실에 대해 진술한 것이어서 받아 들이는데 그리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그가 한 여러가지 말 중에
많이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 때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치있는 것을 지켜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고, 삶의 가치라는 것으로 이 책에 대한 내 나름의 정리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