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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지는 별
Jun 22. 2020
달의 궁전
소설 달의 궁전을 읽으면서
그것은 모두 놓쳐 버린 관계, 잘못된 시기, 어둠 속에서 생겨난 실수였다.
우리는 언제나 잘못된 시간에 옳은 곳에, 옳은 시간에 잘못된 곳에 있었다.
언제나 서로를 놓쳤고, 언제나 간발의 차이로 전체적인 일을 알지 못했다.
우리의 관계는 결국 그렇게, 잃어버린 기회의 연속이 되고 말았다. 그 이야기의 조각들은 처음부터 모두 거기에 있었지만 누구도 그것을 어떻게 이어 붙여야 할지 몰랐다.
-달의 궁전 359페이지 중 발췌-
오랫동안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에게 확인받기 위해 노력했다. 죽을힘을 다해 나는 그의 알량한 친절과 얄팍한 배려를 내 인생을 걸어 그 사람의 순정으로 믿고 싶었다.
그와의 기억들이 추억이 될 수 없는, 마지막 순간에도 그리고 그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그렇게 믿고 싶어 했다.
그를 만날 수밖에 없었고,
그를 붙들 수밖에 없었던 그 시간이 옳은 시간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는 언제나 나를 놓았고,
나는 언제나 그를 놓쳤다.
나는 우리를 이어가기 위해 늘 필연을 만들어 냈고, 우리라는 이름으로 그를 가두었다. 그는 언제나 대답이 없었고, 그의 눈은 언제나 우리를 벗어난 곳에 있었다.
그는 나를 오래전에 놓았었고,
나는 그를 처음부터 놓치고 있었다.
그는 나의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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