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나와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문.

쏟아붓는 말보다 대화를 해야지.

by 바다에 지는 별

"너는 볼때마다 참 재수없어."

말이 험하네요...

취미인 살사댄스를 하면서 알게 된

남자 동생이 있는데 며칠 전 술자리에서

평소에도 늘 티격태격하던 그 녀석과의 대화도중

도저히 참을 수 없어진 내가 한 말이다.


나도 말이 많은 편에 들지만

이 녀석은 나를 능가하는 수다쟁이이고

누구의 말을 할 틈도, 얘기도 듣고 싶어하지 않으면서 본인 얘기만 하는 일방통행이다.


그러나 틀린 얘기는 하나도 없지만

듣는 내내 기분나쁜 뭔가가 항상 있다.


그건 아마도 본인 얘기만 하는 것도 있지만

상대편의 얘기나 의견에 대해 늘 부정적으로 답하는 게 더 큰 이유일 듯 하다.


상대의 주관적인 감정을 읽어주지 않는 것이다.



술을 먹든, 차를 마시든, 밥을 먹든

그런 대화방식은 달라지지 않았고

나는 끝내 지난주의 기분나쁜 기억을 마지막으로 이 녀석과의 사석만남을 자제하기로 결심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변하지 않을 녀석이 오늘..

드릴 말이 있군요.

수업이 끝나고 차 한잔 하자며 몇명이서 까페에 자리를 잡고 이 얘기 저 얘기하다 그 녀석이 최근 겪었던 일을 얘기했다.



내용은 ..

썸타고 있었던 어떤 여자분과의 대화에서 본인이 된통 당했는데

본인은 그냥 본인의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그 썸녀가 불같이 화를 내더라는 것이다.

(이봐이봐...나도 늘 너한테 한 말이거든?

그냥 내 생각이니까 말하는거라고 너한테 얘기할때마다 너도 그렇게 코너에 쥐몰듯 그랬다고...)


썸녀분이 분명 듣고 싶어하는 말이 있었을텐데 그런 대답은 해 줄 생각은 하지도 않고

아주 단순하고 깔끔하게 자기 의견을 얘기했다는 것이다.

말이 많구나.


무슨 내용이냐고 물으니

결혼하고 돈관리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는데

이 녀석은 눈치없게

각자의 경제권은 인정하고 각자 관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니가 그렇지...이런 밥통~~!!!!)


물론 이 답은 여자가 원했던 답도 아니었고

녀석은 그녀가 무슨 답을 원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자기한테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하소연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녀석도 썸녀가 싫지 않았고

좀더 만나보고 싶은 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녀석에게

평소 별로 좋은 감정이 아니었던 나로서는

친절한 답을 해주기 싫어서 핵심적인 것만 얘기해 주었다.

말 나온 김..에 한마디 해 줄께.


첫째 그녀는 너를 사귈지 말지를 결정하기 위해

그런 질문을 던졌을 가능성이 크고

그런 그녀에게 너는 고춧가루를 뿌린 셈이라고...


사귀자는 말이 나오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신호를

너의 고집스런 가치관으로 차낸 것과 같다고 말했다.


솔직히 자신의 그런 이기적이고

일방적인 대화방식을 알고서도

고치지 않는 녀석이 도통 맘에 들지 않았던 나는 고운 말이 나올리가 없었다.



그리고 한마디 더..

네가 그녀를 원했다면

그녀가 원하는 답을 해 주는 것이 맞고

아니라고 해도 좀더 완곡한 표현을 했어야지 그때의 그런 말투나 내용은 그녀에게 그만하자는 뜻이나 다름 없는 행동이다라고....




어쩐지..

녀석이 오늘 왠지 분위기나 말투가 달라졌다 느꼈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 일 이후로 본인도 말을 줄여야 겠다고,

말을 조심해야겠다고 얘기는 했지만

그렇게 내가 말투좀 바꾸고 상대의견을 존중하라고..

얘기 좀 들어주라고 해도

귓등으로도 안 듣고 지 말만하더니

그 썸녀의 한마디에 저렇게 생각과 말투가 바껴서 나타난 것이다.


역시 모든 변화를 이끌어내는 건 이성의 사랑인가?



까페를 나오면서 유독 말에 대해 예민한 내 성격탓도 있어서 녀석과 이런 티격태격 모드가 더 격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싶어 씁쓸했다.


왠만해선 숨겨진 공격의 발톱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녀석과는 마주할때마다 송곳니까지 드러내는 내 모습도 부끄럽기도 했다.


역시 안 맞는 사람은 어떻게 해도 안 맞는가보다.






제 말 좀 들어 주시겠습니까?ㅋ



말..

참 중요한 인간관계의 기술이다.


그런데 우리는 같은 한국말을 하는데도

참 다른 스타일의 말투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오해도 생기고 싸움도 생기는 것이겠지.


같은 생각을 하는 게 더 가능성이 떨어지는 만큼

상대의 뜻에 반하는 의견을 가지고 있어도

충분히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으면서

의사 소통할 수 있는 방법들은 무수히 많은데

상대의 말이나 생각을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면서

자기만 앞으로 나가는 정면돌파형은 나의 모토달린 입을 닫게 만드는 대표적인 유형이다.




보통 대화하는 내용은 직업적인 일 아니면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보다는 그저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서로를 공감하는 대화들이 대부분이다.


설령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거나

잘못 된 생각을 바로 잡을 때에도

공격적이고 일방적인 대화는 오히려 상대방의 마음부터 닫히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동화에도 있지 않은가?

지나가던 나그네의 옷을 벗게 만든건

태풍같은 어거지의 바람이 아니라

따사롭고 훈훈한 태양이었다는 것을.



상대를 배려하면서

상대의 의견도 충분히 인정해 주고

내 의견을 얘기하기...

참 상식적이고 쉬인 얘기인데 의외로 못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서로 다름을 인정할 때

또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으며

그 만남으로 나 또한 넓은 인생의 길에 한걸음 나아가게 하는 시작의 문을 열어 주는 것이 말이라고 생각한다면

말이 결코 가벼워서도 안되며

일방적이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따뜻한 태양처럼 마음을 먼저 녹여야 하고

열려진 마음으로 서로의 경계심으로 무장한 옷을 스스로 벗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스스럼없고 편안한 대화가

친구도 가져다 주며

연인도 물어다 주고..ㅋ

내 외로운 인생에 힐러도 데려다 주는 게 말의 힘이다.


이렇듯 말을 통해

우리의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한히 많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의 말과 대화는 좀더 따뜻하고 신중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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