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 리뷰1
마음은 거미와 같다. 거미는 틈만 나면 모든 것을 얽어맨다. 그러고는 거미줄에 걸린 대상 때문에 자신이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탄한다. 그 대상을 거미줄로 묶은 것은 자기 자신인데도 말이다.
나도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야망과 사랑에 대한 갈망으로 이런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왔다. 물에 나를 선명하게 비춰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물을 휘젓고 또 휘저었다.
내가 가장 힘들게 깨닫고 지금도 씨름하는 문제는 반드시 무언가를 이뤄야만 완전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일 것이다.
-마크 네포의 고요함이 들려주는 것들 중 발췌-
나의 지나온 시간들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어떤 이는 그저 술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이들도 있었고, 진심으로 마음을 다한 이들도 있었다.
비록 다 지나쳐갔고, 지나쳐 왔지만 그들과 나누었던 시간의 파편이 지금의 나이다.
이 책은 30년 넘게 영성과 시에 대한 강의를 하며 두 번의 암투병을 한 마크 네포라는 철학자의 책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 속에 있었던 시절을 지나 암투병을 하며 지독한 고독함에 젖어 있었던 시간들을 아우르는 내용들이다.
뜨거운 여름내 이뤄냈던 결실을 거둬들이고 쓸쓸히 마른 잎을 떨구는 가을나무를 닮은 책이다.
번역본의 특징상 어휘는 아름답지만 다소 추상적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두꺼운 페이지에 비해서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책 넘김이다.
지금까지 책의 반 정도를 읽었는데 인생에서의 나약함과 두려움을 안고 살아내고 있는 자신을 용기 있게 인정하고 표현하라는 내용에서 큰 울림을 받았다.
앞으로 또 어떤 보석을 발견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