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탈리아에 가지 않을래?

사랑을 속삭이는 도시 베네치아

by 수리

오랜만에 신랑과 뉴스를 보다가 오스트리아 축구 분데스리가가 오픈하여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러고 보니 6월 3일부터 유럽에서 코로나가 가장 심각했던 이탈리아도 순차적으로 봉쇄를 해제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지난 3월, 우리 부부는 신혼여행으로 이탈리아로 떠날 예정이었다. 나에게 이탈리아는 감히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곳.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함께 가고 싶은 곳이었다. 이미 갔던 여행지를 뭐하러 또 가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내가 갔던 여행지 중 기억에 남는 곳은 타이밍이 맞는다면 또 방문하고 싶다. 세계가 아무리 넓다고 해도 내 추억에 추억을 더하는 일은 나만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이탈리아에서 ‘여기, 사랑의 도시구나.’ 하고 느꼈던 건 첫 번째 도시 베네치아였다. 베네치아에 도착한 첫날 밤, 혼자 저녁 식사를 하고 밤거리를 걷다가 작은 광장을 마주했다. 그리고 은은한 빛 사이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각자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그들의 사랑은 나도 모르게 외로워지는 느낌이었달까. 다음엔 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이 거리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싶다!라고 생각했지.

다음 날, 하루 종일 내리던 비가 잠시 그치고 한국인 분들과 함께 곤돌라를 탑승했다. 우리 모두가 원하던 노을 배경은 아니었지만 두 커플과 동갑내기 친구 한 명이 탑승한 곤돌라는 베네치아 골목들을 다니며 유명 장소들을 지나 ‘탄식의 다리’에서 마무리되는 일정이었다. ‘탄식의 다리’는 두칼레 궁전에서 재판 후, 감옥으로 보내질 때 넘어가는 다리였단다. 죄수들이 울면서 건너가던 다리였는데, 이제는 ‘탄식의 다리’ 아래서 키스를 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우리가 지난 탄식의 다리

같이 곤돌라를 탔던 커플과 우연히 저녁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결혼한 지 N년차 된 부부로 남편이 디지털 노마드라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어 스위스부터 이탈리아까지 여행하는 일정이라 했다. 짧지 않은 일정 동안 같이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러울 따름이었지. 그 부부의 여행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여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모습을 보며 나도 결혼하고 나서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이탈리아에 오고 싶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했던 것.


사실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책, 영화로 피렌체가 연인의 도시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여행을 하면서 느낀 건 이탈리아는 특정 도시만 그런 게 아니라 어쩌면 이 나라 전체가 로맨스로 가득한 나라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곳곳에서 연인들의 사랑스러운 눈빛을 많이 목격했다. 첫 도시가 베네치아였어서 나에겐 더 특별하지만 이탈리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연인간의 사랑스러운 눈빛을 나누는 것이 당연한 나라.

Amero’ solo te per tutta la mia vita
내 인생 동안 너 하나만을 사랑할 거야


비록 지금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여행이라는 단어가 위험하지 않게 느껴지면 그때는 꼭 신랑과 함께 이탈리아에 가고 싶다. 이탈리아 그 어느 곳이든 우리도 사랑이 가득한 눈빛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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