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름은 첫째 사위라네
지난 주말, 주문했던 상품이 잘못 배송되어 백화점에 교환하러 간 김에 친정에 들르려 엄마에게 연락했더니 백화점에서 만나자 하신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무서워하는 엄마기에 무슨 볼일이 있냐고 여쭤보니 “그냥.”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우리 엄마의 행동에 그냥은 없는데.
다음 주는 결혼하고 처음 맞는 남편의 생일. 엄마는 처음 맞이하는 사위의 생일을 챙겨주고 싶다며 옷 한 벌 사주러 나오셨다 했다. 그렇게 우리 신랑은 장모님, 장인어른이 사주신 아래위 꼬까옷이 생겼다. 새 옷이라면 당장 입어야 하는 신랑 성격에 처가집 갈 때 처음 입겠다며 리본도 풀지 않는 모습을 보며 신랑과 엄마는 전생에 무슨 사이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
토요일은 시댁, 일요일은 친정에서 맞이하는 신랑의 일주일 빠른 생일잔치.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진 밥상을 보며 신랑이 우리 엄마 아빠에게 셋째 아들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나와 동생도 끔찍이 아끼시는 부모님이기에 결혼 후에 남편도 우리만큼 아껴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생각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아 남편은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말을 계속했다. 게다가 동생까지 “형부 필요한 거 없대?”라는 질문을 던져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리고 엄마, 동생, 남편과 나, 넷이 신랑의 생일 선물을 고르러 갔다가 마지막으로 들른 카페에서 엄마와 동생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엄마는 같이 살 때도 생일이라는 날을 누군가가 귀 빠진 날로 그 날이 없다면 그 사람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가족들의 생일을 잘 챙겨주시곤 했고, 처음 맞이하는 생일이라서가 아니라 이렇게 챙겨주고 싶다고 하시며 사위에게 무한 애정을 보여주셨다. 그에 비해 동생은 생일이라는 날이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본인은 형부 생일로 만나는 가족 식사에 빠져도 되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친한 언니에게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니 언니가 하는 말에 생각이 바뀌었단다.
언니 생일 때도 시댁 어른들께서
딸처럼 크게 축하해주시지 않을까?
언니 얘길 듣고 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는 내 동생. 그렇게 우리 신랑은 결혼 후 첫 번째 생일을 행복하게 맞이했고 (아참! 물론 시댁 부모님들에게도 상다리 휘어질 만큼 맛있는 어머님 손맛의 식사와 사랑스러운 생일 축하를 받았다.) 그는 1년 365일 매일이 생일이었으면 좋겠단다. 귀여운 사람. 나 역시 결혼하고 처음 맞는 생일을 아주 사소하지만 감동받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지 고민 중이다. 같이 사니까 서프라이즈가 더 어려워졌지만 생일 주간 내내 행복한 그를 더 행복하게 만들 방법, 열심히 고민해봐야지.
엄마가 끓여준 신랑 생일 기념 미역국을 먹고 나니 도착해있는 메시지, 지금 우리 둘의 사정을 잘 아는 엄마는 오늘 함께 보낸 시간도 좋고 우리 둘이 서로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며 엄마는 사위에게 더더 잘해주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사랑이 가득 담긴 메시지 하나로 따스해진 일요일 저녁.
둘이 알콩달콩 살아서 보기 좋다.
좋을 때도 있지만 또 힘들 때도 있지.
그래도 양가에서 여러 가지로 챙겨주니 좋고
둘 다 복 있는 사람들이라 여긴다.
늘 서로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