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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 Sep 06. 2020

우리 신혼부부의 행복한 시간

삼시 세 끼를 같이 먹는 신혼부부

 우리 부부는 결혼 직후부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곤 했다. 우선 결혼 축하 명목의 결혼 축하 휴가를 받았고, 코로나 때문에 간헐적으로 재택근무를 했다. 그리고 신랑은 직업적 특성 때문에 일주일에 2번 출근하는 무급휴직 상태.


 그러다 보니 결혼 후 간헐적으로 삼시 세 끼를 함께 하는 시간이 생겼다. 그럼 하루 종일 같이 있게 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재택을 하다가 ‘이렇게 하루 중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게 보통 신혼부부에게 쉽게 오는 기회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곤 했다. 이제 그 마저도 내일이면 끝이 나지만.

내가 만든 첫번째 봉골레 파스타
신랑이 해준 스테이크 만찬

 출퇴근 시간이 늦은 나는 재택근무를 하며 오히려 더 나은 식사 시간을 보장받아 삼시 세 끼를 맛있게 즐기게 되었고, 퇴근 시간 이후에는 신랑과 같이 운동을 시작했다. 더 건강해지기도 했고 둘 다 신혼부부답게 살도 통통하게 올랐다. 좋은 이유로 시작한 재택근무는 아니지만 그래도 삶의 질이 달라지니 개인적으로 재택근무를 좀 더 연장하길 바랐다. 그만큼 부부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소중하기도 했고.


 코로나로 인해 좋지 않은 부분이 98%라면 재택근무를 하고 신랑과 오랜 시간을 보냈던 건 딱 1%의 좋았던 점이었다. 그리고 저녁 시간을 외출하지 않고 집에 있으면서 신혼집을 다시 한번 정비할 수 있었던 건 0.5% 정도. 예전엔 보이는 부분만 정리했다면 신혼집으로 들어오면서 대충 수납공간을 채웠던 곳을 모두 꺼내서 다시 정리했다.


 예를 들면 그동안은 쌓아두었던 중요한 서류들을 정리했고, 친정에서 나만의 방을 꾸몄던 자잘한 사진들은 사진첩에 모아 정리했다. 결혼식장에 놓았던 포토테이블 사진도 안 쓰던 스크랩북에 담아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신랑 플레이스테이션 3 게임을 담기 위해 TV장 하단 서랍을 깨끗이 비우기도 했다.

 

 그게 되더라. 집에 있는 시간이 오래되면서 정리를 많이 하고 당근 마켓에 중고 물품이 올라온다더니 그게 내 이야기였다. 작은 방을 볼 때마다 별말 없었지만 무슨 물건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던 신랑은 그런 모습을 보며 좋아했다. 실제로도 작은 방이 깔끔해진 건 안 비밀.

줌 회의하는 친구들과 나

 생각보다 2020년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다. 매달 한 번씩 만나자고 약속했던 친구들을 볼 수 없어 줌 회의를 이용해 3시간 동안 화상채팅처럼 이야길 나누기도 하고,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같이 온라인 다꾸를 하기도 한다. 여행은 커녕,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가게에 마음대로 갈 수 없고, 시즌마다 해야 할 것들을 하지 못하는 이 상황이 답답하지만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데 답답한 것쯤은 참고 최대한 조심해야지.


 이 놈의 코로나 때문에 2020년 글 주제가 코로나로 가득하다. 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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