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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압둘라 Dec 11. 2018

지구를 부탁해! Camp.1

꽃 피우는 고구마.


사막에 꽃 찾으러 왔다.


32간 동안 비행을 해서 드디어 도착한 아타카마 햇살이 나를 부담스럽게 반겨 줘 피부가 너무 따가 웠다. 


비행기 문이 열리고 첫 발을 내딛고 반가운 마음에 공기를 크게 마셨다. 


음... 공기 맛은 건조함 그 자체...! 너무 건조해서 헛기침이 나왔다. 입을 여는 순간 입안에 있는 수분이 순식간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내 나는 합죽이가 되었다. 입안 수분을 지키기 위해서...


차를 타고 1시간 반 정도 달려서 베이스캠프에 도착을 하였다. 텐트가 쳐져있었고 봉사자들과 현지인들 그리고 높디높은 바위가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여기가 사막?


해발 3200미터 이렇게 추울 줄 몰 낫다. 공항에서는 덥고 건조했는데 여긴 춥고 건조하다.


나는 텐트 9번에 배치를 받자마자 가방을 텐트에 두고 나왔는데, 날이 쌀쌀한 걸 넘어 너무 추워 이네 다시 들어가 점퍼를 가방에서 꺼냈다. 처음 장비 물품에 점퍼를 준비라 하고 해서 사막인데 점퍼가 필요한가 라는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시작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너무 얇은 옷을 준비해서 그런지 벌써부터 밤이 걱정되었다. 여긴 사막이지만 한국보다 훨씬 추운 거 같은데...


가방에서 가져온 전투식량 밥을 먹고 나니 이내 밤이 되었다.     

어둠이 내리자 날이 엄청 쌀쌀해졌다. 군대를 속초에 나와 겨울 내 내 눈을 치웠지만 우리나라 겨울보다 더 추었다.      




누나의 뜻밖에 고마움


누나가 혹시 모른다고 핫팩을 챙겨주었다. 처음에 무겁다고 안 가져간다고 때를 썼는데 챙겨 오길 정말 잘했다... 핫 팩 두 개를 터트려 하나는 발에 두고 하나는 가슴에 두었다.


추위가 침낭을 가볍게 뚫고 훅들어왔다. 나는 너무 추워 일어났다. 누나가 챙겨준 핫 팩을 만졌는데 돌처럼 딱딱해져 있었다. 이거도 없었으면, 아마 잠결에 죽었을 거라 생각했다. 침낭 아래에 깔고 자는 깔판을 챙기지 않아 냉골에서 잠을 청하다 보니 추위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였다. 나는 다시 억지고 잠을 청하였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를 조금 넘고 있었다. 억지로 침낭 안에서 엎드려 있었다. 


앞으로 5시간... 앞으로 5시간...





천국을 보았다


인내의 시간을 버티니 3시 조금 시간이 지나있었다. 도저히 잘 수 있는 상황 아니라. 눈에서 눈물이 나왔다. 너무 춥다. 가방에 손을 넣어 안에 있는 양말과 옷을 전부 꺼내어 침낭 안에 넣으니 조금은 살만해진 거 같아 다시 잠을 청하였고 10분 뒤...     

나는 다시 일어나 살기 위해 텐트 앞에 설치해둔 모닥불 앞으로 갔다. 거기 나와 보니 죽다 살아난 동지들이 몇 명 모여있었고 모닥불에 걸려있는 주전자 물을 이용해 핫초코를 마셨다.

     

그 뜨끈한 국물은 목구멍을 따라 위에 도착하였으며, 그 온기는 모세혈관을 따라 발끝 세포 하나하나까지 전달되었다.


~어허 으~어


지옥과 천국이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들었는데 따뜻한 코코아를 한잔 마시고 이것이 천국에 맛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게 4시간 동안 모닥불 앞에 앉아 있었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얼굴이 너무 부어서 눈이 떠지지 않았다.


길고 긴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이미 첫날부터 추위에 온몸에 망치질당한 내 몸을 끌고 삐걱삐걱 출발 선에 섰다.


첫날부터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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