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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립 Mar 02. 2017

북경 정령곡-천선폭포 종주 산행후기

봄을 기대하며

북경시밀운 정령곡에서 천선폭 방향 종주 산행(精灵谷~天仙瀑方向


하늘 좋은 주말!
예정대로 밀운현 정령곡으로 산행은 떠났다.
몇일전 5센티미터 정도 내린 눈은 10도 전후 한낮 온도에 못견뎌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그러나 응달이 까맣게 감싸는 곳과 해발 높은 곳에는 아직 그대로다.
그런 산길에는 백설이 털어 갔는지 먼지 하나 없고 쪽빛 하늘에서 짜낸 따사로운 햇살이
배낭위에 가득하다.
저 멀리 백도하 강물은 포근한 빛 아래 답답한 얼음 옷을 벗으며 잔물결로 봄치장이 한창이다.
이러한 경치를 마음에 넣으며 평평한 숲길은 잔숨으로, 오르막은 굵고 묵직한 호흡을 사용했다.
동시에 순간 순간 바뀌어 가는 계절을 눈에 넣으니 산행은 힐링으로 다가 온다.

점심시간!
에피타이저로 막걸리가 한숨배 돌아가고 옆에는 칼국수와 짜파게티가 끓고 각자의 찬이
거대한 바위상에 가득하다.
모든 것들을 다 먹고 과일, 생강차 등을 들으키니 배는 산 봉우리 만큼 불러 온다.
언제 왔는지 모르는 힌구름이 살짝 덥게 느껴지는 몸을 가리며 시기 적절하게 지나간다.
자연 만큼 큰 호연지기가 느껴지는 이시간에 발아래 풍경을 가득 안고 팔베게로
늘어지게 한숨 자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오후시간!
산봉우리를 지나 하산길에 이르니 아직도 눈은 그대로 이다.
고요하게 녹아드는 내리막 눈길을 밟으니 신발 바닥의 예쁜 자욱은 미끄러지고 부딪치며
제멋대로 흩어졌다.
흥클어진 족적을 자연스럽게 정리된 산속에 남겨 놓는 등산은 계속 되었다.
2개의 고개를 넘으며 몇번씩 도망가는 길오라기를 찾아 이으며 하산을 완료할 시점에 이르니
그곳에는 외로운 폐가가 고요하게 자리 했다.
견고한 돌담은 어스러지는 내부를  나름의 규율로 둘러쳤다.
그리고 사립문은 남루하기 이를데 없지만 개미새끼 한마리 범접 못하게 하는 기세로 그 옛날 주인에 대한 충성심을 저버리지 않는다.

 조금더 내려 오니 크다란 맷돌이 돌고자 하는 본능으로 둥글 둥글 공간을 차지 했다.
2개 층 아래에는 갈아진  음식물을 받아 내는 것이 있고 그 꼭지 부분은 석공의 섬세한 손길이 묻어 있다.
그리고 또하나의 생활 도구인 연자방아가 있길래 난생처음 돌려 보며 체험 했다.
조금 더 아래에 있는 언덕 돌집은 정리가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사람이 살고 있는 듯 하다.
큰 도로와 3~4킬로 정도 떨어져 있는 집이지만 도심과는 너무 다른 사람 냄새 나는 곳이다. 하루밤 자며 별 쏟아지는 산속 밤정취를 만끽하고 싶다.

협곡 사이로 난 콘크리트 도로를 걸으며 헤프지 않게 비치는 푸른 하늘을 보거나 아득한 벼랑에 꾸며진 경치를 감상한다.
개울에는 얼음과 눈이 있다.  
하지만 바람에 실여 오는 봄기운에 어쩔 수 없는지 이마져 점점 작아지고 있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가운데 아쉬운 듯한 산행은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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