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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립 Jul 27. 2017

마란림장(馬蘭林場)-노룡와(老龍窝)-쌍용협(雙龍峽)

안개속 노룡와 산행

마란림장(馬蘭林場)-노룡와(老龍窝)-쌍용협(雙龍峽) 종주


최근 예년과 다르게 북경에 비가 자주 내린다. 국지 성 소나기가 오기도 하고 이틀 연속 비가 내리기도 한다. 이러한 연유로 산행지도 미리 정해진 곳을 가기 어렵다. 이번 7월22일 산행 또한 예정지는 하북성 탁록현과 울현 사이 우차령 이었으나 그쪽에는 하루 종일 비 예보가 있어 문두구구(門斗溝區) 노룡와산으로 정했다.


이 곳은 링산을 가면서 쌍용협이라고 쓰여진 관광 표지판을 보며 항상 궁금 했던 지역이다. 이쪽으로 내려올 예정이라고 하여 나름의 기대로 등산길에 올랐다. 산 능선에 도착하면 오른쪽으로 백화산 황안타까지 25킬로가 펼쳐지고 또 다른 길은 동호림까지 가는 산행로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를수록 멀어지는 산골짝은 안개가 쌓여 날씨에 맞는 풍경을 보여준다. 그렇게 이런 저런 행동들을 등산의 일부분으로 채우며 산허리 언덕(정상)에 도착했다. 잘 포장된 길이 없어지고 내리막이 시작 되었다.
오르다가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데 길을 놓쳤다. 어쩔 수 없이 내리막을 내려오니 또 다른 계곡이 산을 가르며 졸졸 인다. 옆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자라는 들풀들이 군락으로 화사하고 절벽아래는 비에 젖지 않은 흙이 뽀송뽀송해 한발자국 남기고 싶은 마음이다.

그 옆에는 사람들이 만들어준 새집이 안개 속에서 운치를 자아 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여다 보니 아뿔싸! 가장 중요한 바닥이 떨어져 나갔다. 새들이 찾아 왔다가 얼마나 허탈 할까! 차라리 옆이 떨어져 나갔다면 그래도 어떻게….! 그렇지 않으면 아예 없던지! 애석한 마음에 나의 안타까움도 그 새집 속으로 던지니 또 한번의 아쉬움이 땅 아래로 나가 떨어진다. 내딛는 발길 속에 이러한 생각들도 이내 사라지고 등산은 계속 된다.
도랑을 건너 왼쪽으로 길이 나 있는데 사람들이 다닌 지 오래라 어렴풋하다. 그러나 우리로 인해 길은 더욱 선명해져 또 다른 누군가 에게 작은 보탬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나뭇가지와 풀을 헤친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아 그나마 산행은 걸을만 하다. 한참을 전진해 숲 속으로 들어 서니 점점 어두워 진다.

자욱한 안개 속에 보이는 것은 생존을 위해 쳐 놓은 거미줄뿐이다. 하지만 습한 공기에 날개가 무거워 외출 하지 않아서 인지! 아니면 안개비가 하얗게 앉아 다들 피해 갔는지 알 수 없지만 한 마리도 낚이지 않았다. 그러나 어떤 곳은 떼로 거물망을 던져 사냥감을 기다리는 곳도 있다. 바다로 치면 물 떼 좋은 곳일 것이다.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이라 카메라에 담으려 했지만 선명도와 각도 등이 인간의 눈과는 어림도 없어 찍은 후 실망을 터치해 냈다.


걷고 걸어서 도착한 곳은 꽤나 큰 집이 있는 곳이다. 사람이 없는 산중,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있는 외로운 건물 그것은 영락 없는 귀곡산장이다. 산신령의 조화인가 잡귀의 장난인가 길은 딱 여기까지 이고 더 이상 없다. 하지만 언제나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길을 찾다 보니 크다란 썩은 나무에 엄청 큰 상황 버섯이 달여 있다. 다들 모여 마치 가을에 밤을 따듯 난리 북새통이다. 따내며 들리는 성취감의 파장! 야~~! 야~~! 소리를 들으며 야돈님과 함께 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살폈다. 한참을 헤매다 겨우 실마리를 찾아 다시 오르기 시작 했다.

절정의 경치는 이때부터다. 빼곡한 전나무는 어느 하나 삐뚤어짐 없이 가지런하고 그 아래는 힌 야생화가 넙적하게 군데 군데 자리 했다. 숲은 적막하고 안개는 나무와 나무를 꽉 부여 잡고 흩어지지 않는다. 멀리 볼수록 연막탄을 터트린 것처럼 고요한 숲은 선경의 세계다. 이러한 가운데 오르고 또 오르는 산우들의 발걸음은 이미 사점을 넘어 모든 것을 받아 들이는 세상사 통달한 신선이나 다름 없다. 한 명씩 때로는 여러 명을 함께 찍으니 배경과 더불어 각자의 개성이 가득 담긴 도사가 되어 지팡이를 타고 날아 갈 듯 했다.


얼마쯤 지나 노란 꽃이 불쑥 올라온 곰취 밭이 나타나자 각자 안개처럼 흩어져 먹거리 채취에 한바탕 시간이 흐른다. 나는 눈앞에 빼곡한 전나무 3분의2 지점을 서로 역기 시작 했다. 그리고 그 위에 초록 풀을 얻고 다시 안개를 자욱이 펼쳤다. 둘레에 꽃 단장을 하고 누워 신선의 경지에서 환상 같은 경치를 본다. 그리고 줄 사다리를 내려 동료들을 차례차례 올려 만한전석과 선녀를 대동한 연회를 베푼다. 풀벌레들은 각자가 준비한 청정의 소리로 풍악을 울리고,여름 꽃들은 그윽한 향기와 아름다운 모양으로 흥을 돋운다. 나무들이 힘차게 키톤치드 뿜어내는 곳에서 거나하게 취한 회원들은 아리따운 선녀들과 밤이 깊도록 판타지 같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안개 자욱한 숲 속, 꿈 같은 시간은 누군가의 소리에 깨어나 현실로 돌아 왔다.

정상을 목전에 둔 우리의 발길은 자작나무 아래에서 멈추었다. 그리고 자리를 만들어 점심식사를 펼치니 주변은 한없이 깊고 조용하다. 게다가 각종 반찬은 방금의 신선 세계와 다름 없는 진수성찬이다. 아래에서 뜯어온 곰취가 워낙 커서 머리에 얻은 초류향의 모습은 정글에서 나온 베짱이 같기도 하고, 때 묻지 않은 소년 혹은 베트콩 같기도 하다. 무엇으로 연출되던 상관 없다! 자연에 동화되어 즐겁게 보내는 시간들이 보기 좋고 유쾌하다. 고요한 숲을 다 차지한 우리의 식사는 막걸리와 여러가지 후식으로 즐겁게 마무리 했다.

그 후 능선에 오르니 먼 경치는 보이지 않고 비안개만 한 가득 산골짝을 메웠다. 그러나 아름다운 꽃들이 벼랑과 길에 흩어져 운무 속에서 더욱 선명하다.  이러한 야생화 속 초원을 지나 이내 정상(해발1660미터)인 노룡와(老龍窝)에 도착하니 용의 둥지는 보이지 않고 송신철탑만 우두컨하다. 단체 인증 사진을 찍고 중국 등산객의 자문을 받아 하산 길에 들었다.

조금 지나 계곡 길을 내려 오는데 어찌나 길고 먼지 한참을 내려와도 해발 1000미터 이다. 산 허리 길로 들어서 냇가에 이르니 길이 없어 다시 후퇴하여 급경사로 향하니 쌍용협 관광지 정점이다. 그간의 하산 길 고행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휴식 후 잘 정비된 길을 관광객 같이 걸으니 크고 작은 경관이 있다. 그 중 가장 멋진 곳은 제일폭포? 인가 하는 것인데 절벽 사이 길도 멋지고 4단 물줄기 또한 너무 시원하다. 돈 안내는 4.5킬로 쌍용협 관광에 운무 속 신선세계의 등산까지 겸한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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