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산책
비오는 날 저녁때 공원에 갔다.(雨天!在公园散步)
산사처럼 침묵한 공간은 고요하고 느슨하다.
한창 웅성 되어야 할 여름 꽃들도 비속에서 조용하다.
작은 호수에 연(莲)이 가득하다.
이미 득도한 수도사처럼 열매를 맺은 것도 있고
득오 직전의 아름다움이 팽만한 것도 있다.
비는 살가운 자비처럼 여리게 내린다.
분위기를 아는지 오리도 잠수가 더 많아 자세히 보아야 종적을 가늠 할 수 있다.
주변이 절간 같아 발길 마저 조용해 진다.
수행자 같은 산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