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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립 Aug 28. 2017

동호정 등산! 东猴顶(중국 하북성 적성현)

가을을 찾아서!


동호정 등산!(중국 하북성 적성현)
오랜만에 가는 1박2일 산행지는 하북성 적성현에 있는 동호정이다. 차로 5시간 넘게 가야 도착하는 곳! 그래서 하루로는 무리라 전날 저녁 7시30분에 출발했다. 예약한 농가원에 도착하니 1시가 되었다. 짐 정리 후 둘러 앉아 담소와 함께 한잔 하며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 후 짐을 챙겨 8시에 등산을 시작 한다.

작은 도로를 따라 5킬로 정도 걷는 길은 완만하다. 옆으로 흐르는 개울은 새색시처럼 여린 소리다. 들국은 가을을 맞이하여 노랗게 익어가는 햇살을 받으며 한가롭다. 작은 호수에는 싱그러운 은빛이 가득 담겨 있다. 앞쪽에는 원시림 같은 나무들이 막바지 정열을 뿜으며 푸르다. 하늘은 높아가고 말들은 천고마비의 계절에 맞게 살쪘다. 이런 아름다운 경치를 따라 걷는 나는, 자연에 동화되어 호흡이 맑아지고 마음은 깨끗해 진다.


정자에서 휴식 후 왼쪽 오솔길을 따라 높아지는 해발을 밟는다. 좁아진 개울은 이제 소리마저 없고 태양을 받으며 빛날 뿐이다. 등산로에는 군데 군데 열매를 맺은 풀들이 있다. 그리고 성급한 넝쿨은 벌써 붉게 물들어 간다. 이렇게 변해 가는 풍경을 보며 숲을 헤친다.

3시간 가까이 오르니 먼산이 보상처럼 눈에 들어 온다. 들국은 무리를 지어 산비탈을 따라 비스듬히 피었다. 나도 경사에 맞게 누워 먼산과 들국 그리고 산우를 넣어, 가을이 오는 전경을 핸드폰에 담으니 한 장의 멋진 추억이 만들어 진다. 오늘수록 넓어지는 시야에는 초원과 전나무가 농도와 색상을 달리하며 넓게 넓게 펼쳐진다. 조밀하게 푸른 나무와 노랗게 물들어 가는 초지는 먹거리가 풍성해 말과 소의 낙원이 되었다.


한 시간을 더 오르니 정상 같지 않은 평지에 경북제일봉(京北第一峰)이라는 동호정 표지석이 있고 해발은 약 2,300미터이다. 2천미터 넘는 산을 적지 않게 올랐지만 사방팔방이 이렇게 드넓게 펼쳐지는 곳은 처음이다. 좋은 날씨 덕에 시야는 한없이 멀다. 아득한 곳에는 풍력발전 터빈이 수없이 돌아 가고 하늘에는 적당한 구름이 몰려와 운치를 더한다.

정상 비탈에는 돌탑들이 높이를 다투며 무리를 이루었다. 한개 한개 쌓은 것은 누구의 소원이고 번뇌인지 알 수 없다. 정성을 다한 탑들은 강풍과 비바람에도 끄덕 없이 우뚝하다. 이제 모두의 바램들이 이루어 졌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혹여 무너질까 옆의 돌들을 조심스레 밟으며 사진을 찍었다. 힌 구름과 푸른 하늘 그리고 아득히 펼쳐진 산야에 탑을 더하니 동호딩에만 있는 개성 넘치는 경치가 되었다.


식후 30여분 동안 휴식을 위해 초원에 누웠다. 늦게 핀 개양귀비 두 송이는 산들바람 따라 무릎을 간질이고 풀벌레 소리는 몽롱해지는 잠결에 자장가처럼 들린다. 대륙의 산기운을 받아, 가라 앉는 체중을 편안히 내려 놓으며 휴식 한다.

식후에는 서호딩 정상에 올라 또 다른 풍경으로 펼쳐진 넓디 넓은 초원을 보며 큰 대지에 대한 부러움에 탄식만 자아낼 뿐이다. 대한민국이 정말 땅덩어리 큰 대한민국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산 후 농가원에서 밥과 라면, 각종 반찬 그리고 중국술과 소주,송이 등으로 즐겁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저녁 노을이 물들어 가는 적성현을 뒤로 하며 북경으로 향했다. 이렇게 처음 온 흑룡산 동호딩 등산은 좋은 날씨와 산우들로 인해 즐겁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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