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가을날
친구가 이야기 했다. 한번씩 고향에 들러 놋그릇의 찌든 때 딱 듯이 세상살이에 젖은 마음들을 깨끗이 정화 해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시골에 가면 먹고 살기 위해 아둥바둥 경쟁 하던 것은 머리에서 사라지고 그저 순수한 요람으로 돌아 간다. 한마디로 유년의 추억속에서 힐링 된다.
계절 중에 가장 좋아하는 가을의 한가운데 있다. 이러한 때가 되면 어린 시절 고향 산천에서 보낸 시간이 생각난다.
"뒷동산에 올라보면 잎이 떨어진 나무에는 빨간 감만 가득 달렸고 가지는 한껏 늘어진다. 이 모습은 마치 집집마다 꽃나무 한 그루씩 둔 것 같다. 그 사이로 피어 오르는 연기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서정이고 그것을 바라보는 나도 풍경과 하나 된다.
발걸음을 옮겨 산으로 들면 스산한 바람이 일고 그 바람을 미끄럼틀 삼아 떨어지는 밤나무 잎을 보며 마음속 깊이 만추의 감성을 키우곤 했다.
한번도 타보지 못한 비행기가 푸른 하늘 높이 날아가는 것을 보며 까마득한 미래의 이상도 함께 키웠다.
내려 오면서 바라 보던 누런빛 가득한 들판은 말 그대로 황금을 뿌려 놓은 것 같다. 그리고 어느 곳으로 눈을 돌려도 먹거리 가득한 계절은 참으로 마음 좋게 했다."
그러한 추억이 있는 나는 가을이 되면 어떤 계절보다 행복하고 즐겁다. 이번 주말 산으로 나가 익어가는 시간의 한가운데서 삶을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