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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목 Mar 29. 2019

디자인의 미래예측(영향요소)01.
ITC

제2장 디자인의 미래예측_08

정보,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은 그야말로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꾼 인류 역사에 크게 남을 중요한 변수입니다. 이는 그야말로 불의 발견에 견줄 만큼 인류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디자인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ITC로 부터의 가능성을 따른 디자인

우선 정보라는 영향변수의 가능성을 받아들인 디자인은 매우 많습니다. 

초기의 CAD, 그리고 웹디자인, 미디어 디자인, 인터랙티브 미디어, 뉴미디어 등은 모두 정보(정보,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라는 변수가 가져다준 가능성을 받아들인 디자인들입니다.    

  

처음에 디자인에 CAD가 소개되었을 때, 디자이너들은 그것을 배우는 것이 마치 미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80년대 후반의 CAD는 매우 비싸고 사용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그 당시 CAD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전문가의 대우를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원하면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이 발전하고 웹디자인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등장하면서 웹디자인 에이전시가 우후죽순 셀 수도 없이 많이 생겨났었고, 대학에서도 웹디자인학과가 생길 정도로 웹디자인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웹디자인은 개인이 관심만 좀 가지면 손쉽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저작 툴도 많이 개발되었고, 제작비용도 많이 저렴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어느 대학에서도 웹디자인학과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또 한 동안은 3D 애니메이션이 인기였던 시기가 있어, 마찬가지로 컴퓨터 그래픽학과가 대학에 생기거나 젊은 학생들이 너도나도 3D 프로그램을 익히고자 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게임이나 3D 영화와 같은 분야에 진출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도 지금은 시들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또 핫한 디자인이 되어있습니다.     



이와 같이 정보에 의한 새로운 가능성은 디자이너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일을 주었습니다만 마치 유행처럼 변화도 심했습니다. 

자 그럼 우리는 지금 유행하는 모바일 앱을 배워야 할까요? 아니면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배워야 할까요? 아니면 정보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이 가져다줄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 할까요? 

새로움에 목마른 사람이라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ITC로부터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 디자인

다음으로 정보가 가져다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 사용자 인터페이스, 사용자 인터랙션, 사용자 경험 디자인 등으로 불리는 것들입니다(이후 UX(User Experience)로 통일하여 부르기로 함). 

이 UX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복잡해져 가는 기기들에 대하여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기기들이 잘못 설계되었다고 주장하기 시작하였고 이 생각이 사람들의 공감을 받아 정보기기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게 UX가 중요한 비중을 가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대강 ITC가 디자인에 준 영향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럼 이제 우리는 ITC가 가장 최근에 가져다준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배워야 할까요? 아니면 ITC에 의하여 생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UX 디자인을 빨리 배워야 하는 것일까요?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이미 발견된 문제에 머무르지 말고 새로운 잠재된 문제를 발견해 보도록 합니다. 즉 이제는 UX 디자인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정보화가 우리 인간에게 어떤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을까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정보기기는 우리 인간에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문제만을 야기시켰을까라고 생각해봅니다. 혹시 아직 노출되지 않은 이미 노출되었으나 사람들이 아직 절감하지 못하는 새로운 문제는 없는 가를 생각해 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10년 이상 같은 질문을 하고는 합니다. 질문은 “826345 곱하기 967824는 무엇일까”입니다. 숫자는 그때그때 바뀝니다. 10년 이상 같은 질문을 하고 있는데 거의 같은 리액션이 돌아옵니다. 

에이 설마 진짜로 그 답을 이야기하라는 거겠어? 하면서 웃고 있거나,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입니다. 

10년간 다시 한번 불러주세요 하는 학생은 딱 1명 있었습니다. 사실 전문적인 암산 교육을 받지 않았으면 답을 이야기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는 연산하려 않는다는 것입니다. 전자계산기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스스로는 아예 연산하려 하지 않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여러분은 전화번호를 몇 개나 외우고 있습니까? 노래는 몇 곡정도 기억하고 있을까요? 


이제 우리는 기억하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70년대에 컴퓨터가 등장하여 인간에게 가져다준 첫 혜택은 ‘연산’입니다. 초창기의 컴퓨터는 저장 장치가 열악하여 개인용 컴퓨터에는 심지어 하드디스크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컴퓨터가 인간에게 가져다준 혜택은 ‘정보의 저장’입니다. 그래서 80년대에는 데이터베이스 매우 중요한 화두였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사람들은 인공지능일 것이라고 예상하였으나 실제로 인공지능보다 먼저 우리의 삶 속에 들어온 것은 네트워크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 순서대로 연산하려 하지 않고, 기억하려 하지 않으며, 이제는 정보를 습득하려 하지 않는 성향이 생겼습니다. 다음으로 만일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사고하려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스티븐슨이 1840년에 증기기관을 만들고 2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심각한 환경오염과 에너지 고갈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듯이 정보기기가 앞으로 우리에게 심각한 지적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간의 사고능력의 변화를 새로운 문제로 인식한다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미 일부에서는 디지털 치매에 대한 문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생각을 또 해보기로 합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를 너무나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강제적으로 정보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또한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면 그 프로젝트에 관련된 정보들이 어떤 정보는 웹상의 하드에 어떤 정보는 내 컴퓨터에 어떤 정보는 메일 계정에 어떤 정보는 SNS에 산만하게 흩어져있어 한꺼번에 찾아 정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중독, 개인정보보호 등의 문제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 이야기한 것이 가장 중요하거나 혹은 정확한 문제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 속을 면밀하게 관찰하면 이미 발견된 가능성이나 문제가 아니라 잠재되어있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가 발견되며,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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