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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목 Mar 29. 2019

디자인의 미래예측(영향요소) 02.
환경과 에너지

제2장 디자인의 미래예측_09

에너지는 인류의 문명을 바꿉니다. 불의 발견으로 더 이상 돌아다니며 사냥을 할 필요가 없어졌기에 농경사회가 시작되었고, 화석에너지를 발견함으로써 산업사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에너지는 인류의 문명을 바꾸는 강력한 영향요소입니다. 


그리고 화석에너지의 사용에 의한 에너지의 고갈과 환경오염은 단순히 디자인의 많은 흐름 중의 하나가 아니라 인류가 당면한 중대한 문제이자 극복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그리고 그 극복과정에서 인류의 삶은 매우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디자인 영역에서도 자연친화적인 에코디자인 eco design, 다시 쓰는 리사이클 디자인 recycle design, 오래 쓰는 롱 라이프디자인 long-life design과 같은 이름으로 지난 수십 년간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이 등장하여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지속 가능한 서스테이너블 디자인 sustainable design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대응하려 하고 있습니다. 

모두 다소의 차이는 있는듯하나 결론은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디자인 개념들입니다.  

    

그럼 그 중요한 환경오염과 에너지 고갈에 대응하기 위해서 현재 제시되고 있는 서스테이너블 디자인을 열심히 하면 될까요? 환경이나 에너지와 관련한 문제가 고갈이나 오염 이외에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문제가 등장하지는 않을까요? 



앞서 계속 이야기했듯이 디자인의 미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의지의 발현이 만들어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환경과 에너지와 관련하여 어떤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 어떤 새로운 대응이 필요로 될지를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이를 생각해보기 위하여 보다 본질적으로 이 문제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는 환경과 에너지에 대응하기 위한 2단계쯤으로 볼 수 있습니다. 


1단계는 환경이나 에너지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하는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환경이나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지 않아 70년대까지 크고 센 것이 좋다는 인식 때문에 자동차도 크게 배기량도 크게, 건축물도 크게 크게 만들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60년대 이후에 지구의 자원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 환경도 체감할 정도로 피폐해져 가는 것을 느껴 이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2단계로 환경이나 에너지 문제에 대하여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음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우리 모두 대응합시다’라는 단계입니다. 즉 사람들 인식의 변화나 국가나 기업 등 집단의 태도변화로 대응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단계는 ‘구속의 시작’ 일 것입니다. 쓰레기를 돈 내고 버리던 시기에서 버리는 양을 강제적으로 제한할 수도 있으며, 전기를 사용하는 양이나 시간은 이미 제한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많은 것들의 ‘제한된 사용’이 권유에서 구속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러면 마지막 단계는 무엇 일가요? 아마도 강력한 통제와 구속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현재의 ‘합시다’의 권유에서 ‘하지 마’의 명령형으로 바뀔 것입니다.     



자 그 단계가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극적으로 에너지나 자원을 적게 사용하는 디자인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것만 변할까요? 만일 현재의 우리에게 어느 날 갑자기 자가용을 못 타고, 겨울에 난방을 못하고, 해외여행을 못 가고, 돈이 있어도 좋은 물건을 못 사고, 맛있는 음식을 사 먹지 못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요? 


예상외로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대인의 삶은 소비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돈을 많이 벌려는 목적은 대부분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타고, 멋진 옷을 입고, 맛있는 것을 먹고, 여행을 다니기 위한 즉 소비를 위한 것입니다. 


현대에 과거의 선비들 같이 삶의 목적을 자신의 완전한 이해와 완성에 두고 사는 현대인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 현대인의 삶의 목적인 소비가 강력하게 통제받았을 때, 그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의 권유를 받는 입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지 모릅니다.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고, 수도승 같은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고, 어쩔 수 없는 환경은 이해하여 통제에 순응하나 마음속에서는 강력한 반발이나 좌절을 품고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를 대신할 어떤 무언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질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그런 강력한 통제가 오기 전에 대체에너지가 발견되어 화석에너지를 완전히 대체하게 되며, 그것들은 클린에너지라서 환경문제도 같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낙관론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미 현재도 많은 대체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그 어마어마한 양의 화석에너지의 대체가 화석에너지의 고갈과 자연스럽게 맞물려 아무 혼란 없이 이루어질까요. 

화석에너지의 고갈을 학자들은 향후 50여 년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50년 이내에 대체에너지가 개발되어 화석에너지의 모든 인프라를 자연스럽게 대체 가능할까요? 그러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에너지는 인류의 문명을 바꿀 정도의 강력한 영향요소이기에 그 에너지의 종류가 변화되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 많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 

50년의 한계를 보이는 석유가 거의 고갈될 상황이면 얼마 남지 않은 석유를 산유국들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나누어 쓰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얼만 남지 않은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국제분쟁은 세계 3차 대전 시나리오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그렇다면 실제적인 석유의 분배는 앞으로 30여 년이고 새로운 에너지와 대체는 앞으로 30년 이내에 일어나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그리고 에너지의 주도권을 가진 자들이 순순히 자신들의 권력을 양도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장악한 자들이 이를 권력 화하고자 할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집단 간의 권력 갈등에 따른 부작용은 일반인들에게는 가혹한 시련을 가져다 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컴퓨터의 OS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의 권력을 보았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무료 OS나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공공에 배포하는 선의의 선구자들도 보았으나 결국은 좋은 뜻으로만 기억되고 말아 버린 경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환경과 에너지는 그저 아껴 쓰고 오래 쓰자는 순진한 자세만으로는 대응하지 못할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삶의 변화를 그것도 너무나 빠른 시간 내에 가져다줄지도 모릅니다. 

물론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같이 힘들고 비관적인 일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안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현재에 이미 발견된 혹은 노출된 문제가 아닌 잠재된 새로운 문제를 찾고자 하는 태도와 그에 발견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연습으로는 충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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