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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목 Mar 30. 2019

디자인시스템의 요소 01.
디자인철학이란

제3장 디자인시스템_03

전설의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인물을 그린다고 가정해봅니다. 

그 대가들은 미술의 역사에 길이 남을 대가들로 피카소 Pablo Picasso. 1881~1973, 쇠라 georges Pierre Seurat. 1859~1891, 샤갈 Marc Chagall. 1887~1985 등이 모여 있습니다. 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여자 인물을 그립니다. 


과연 어떤 그림들이 그려질까요? 모두 같은 그림이 나올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피카소는 인물을 보고 앞모습과 옆모습이 겹쳐진 것 같은 그림을 그릴 것입니다. 쇠라는 점을 찍기 시작할 것입니다. 샤갈은 인물의 입에 새의 부리를 달고 어깨에는 날개를 달고 푸르스름하며 몽환적인 분위기의 그림을 그릴 것입니다.      


이 대가들 눈에는 그 인물이 그렇게 보일까요? 

피카소의 눈에는 마치 인체를 분해하여 다양한 각도에서의 모습이 꼴라쥬한 것처럼 보이고, 쇠라의 눈에는 마치 작은 점들의 집합처럼 보이고, 샤갈의 눈에는 부리가 있고 날개가 달린 것처럼 보일까요? 

만일 그렇게 보인다면 그들은 위대한 화가가 아니라 인식 혹은 인지장애자 들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 대가들은 그 인물을 보고 그런 그림들을 그릴까요? 잘 생각해봅니다. 

우선 세 명의 화가 모두 인물이 그냥 인간의 모습으로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델의 이미지가 화가들의 머릿속에서 재해석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피카소는 대상 인물을 입체물로서 해석하고 입체의 조각들을 그리고자 하였을 것입니다. 쇠라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모든 영상 혹은 이미지는 궁극적으로 파고 들어가 보면 빛의 입자들이 전달되는 것이기에 빛의 입자를 그리고자 하였을 것입니다. 샤갈은 현실 속의 내포된 환상, 향수, 꿈을 그리고자 하였을 것입니다.     


어떤 화가의 해석이 맞는 것일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 화가들의 나름대로의 해석입니다. 

이러한 해석이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과 다른 결과가 나타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 견해, 해석 등이 한 작품에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일련이 작품에 일관되게 보일 때, 우리는 그 작가를 철학을 가졌다고 이야기합니다. 


정리하면, 디자인 철학이란 자신의 견해, 사상, 해석이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디자인의 대가들이라고 생각되는 디터럼스Dieter Rams, 알락산드로 맨디니 Alessandro Mendini, 루이지 꼴라니 Luigi Colani 등 수많은 디자인의 선구자들이나 대가들은 자신의 견해나 사상, 의견 등을 자신의 작품에 일관되게 표현하는 디자이너들입니다.   

  

그리고 위의 3명의 화가나 디자인 대가들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듯이 각자 독특한 작품세계를 가지게 된 것은 다른 작품들과 그저 다르게 변형하기나 보기 좋은 조형요소들을 열거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입장과 견해, 해석 등이 새로움 만드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디자인이나 조형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결국 자신만의 디자인에 대한 견해를 가지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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