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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목 Mar 30. 2019

주걱으로 밥 먹기 :
잘못된 방법으로 디자인하기

제4장 디자인진행요령(일반)_07

주걱으로 밥 먹기 힘듭니다. 거꾸로 숟가락으로 밥을 푸기 힘듭니다. 젓가락으로 국을 먹을 수 없고, 대패로 나무를 쪼갤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경우는 잘못된 도구(방법)를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디자인 전개과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기의 조사를 위하여는 올바른 조사방법이 동원되어야 하고, 시각화 단계에서는 올바른 시각화 방법이 사용되어야 합니다. 

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를 학생들이나 디자인 초보들은 잘 지키지 않고 그저 디자인이 잘 안된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방법을 잘 못 사용하는 경우는 시각화 단계에서 일어납니다. 

일반적으로 초기에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끄집어낼 때 쓰는 방법은 썸네일 스케치 thumbnail sketch를 이용합니다. 그리고 이를 더욱 다음 단계로 진행하여 형태를 정리하기 위하여는 스케치, 렌더링 순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썸네일 스케치는 형태의 완성을 위한 그림이 아니라 머릿속에 생각나는 여러 가지 이미지를 재빨리 형상화하여 외재화(外在化)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렌더링은 매우 세밀하고 디테일한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을 비교하여 정하기 위하여 사용합니다. 


양복을 입는 것에 비유하자면 그저 ‘양복을 입었다’가 썸네일 스케치라면 렌더링은 어떤 스타일이 양복인가? 쟈켓의 라인은? 소재는? 소매의 길이는? 칼라의 넓이와 모양은? 색상의 톤은? 소재의 광택 정도는? 포켓의 위치는? 포켓에 커버는? 그리고 그 라인의 모양은? 등과 같이 세밀하고 치밀고 정교한 디테일의 검토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간혹 학생이나 디자인이 초보자들은 썸네일 스케치만 붙잡고 스케치, 렌더링으로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머릿속에서만 끊임없이 디테일을 검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주걱으로 밥을 먹으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나무를 처음에는 도끼나 톱으로 크게 다듬고 다음에는 정이나 끌로 다듬고 나중에는 아주 세밀한 조각도나 고운 사포로 다듬듯이 진도에 따라 올바른 방법과 도구를 사용할 때 비로써 완성된 형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머릿속에서 그리는 이미지가 아닙니다. 

디자인은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꾸 디자인이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고 몸으로 만들고 표현하여 현실 속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확인할 때 비로써 좋은 디자인이 완성될 것입니다.     



디자인잡론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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