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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ni Mar 31. 2023

팀장이 임신했다: 임신초기

 처음 몸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임신 테스트기에서 두 줄을 확인한 그 날, 미나는 초록창에 폭풍검색을 시작했다.


‘테스트기 두 줄 병원 언제’  


 수많은 예비임신부와 임신부의 질문 아래, 테스트기에서 두 줄을 보고 나서도 1~2주 정도 후에 산부인과에 가야 초음파로 아기집을 볼 수 있을 거란 답변들이 쓰여 있었다.


답변을 충실히 따르며 내일이라도 당장 병원에 가 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낸 지 일주일, 미나는 드디어 병원으로 향했고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기다렸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축하드려요, 임신입니다!! 5주 정도? 생각하시면 되요.”


 캄캄한 진료실에서 초음파화면을 통해 동그란 무언가가 보였다. 아직 아기는 너무 작아서 볼 수 없고, 아기집만 확인할 수 있었다. 


 “위치도 좋고, 모양도 좋네요. 2주 뒤에 오시면 심장소리도 들을 수 있을거예요.”


임신확인서와 함께 병원을 나서며 미나는 기쁘기도 하고 얼떨떨 하기도 했다.
임신을 남몰래 기다려 온 것도 있지만 막상 임신이 되고 나니 뒤따라올 변화들이 두려웠다. 




 병원에서 집으로 도착하자 마자 임신출산 책을 장바구니에 잔뜩 담았다. ‘임신5주’ ‘임신초기’ 를 여기저기 얼마나 검색해봤는지 모르겠다. 구글, 네이버, 유튜브, 브런치, 인스타 등 검색해 볼 수 있는 모든 곳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훑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주 주말, 미나에게는 절대 찾아오지 않았으면 했던 불청객이 찾아왔다.


“윽, 나 속이 너무 안좋아. 느글느글해…”
“계란후라이 하는 기름 냄새 못 맡겠어…”
“오빠, 냉장고 열지마..”


 임산부 3명 중 2명은 겪는다는, 때로는 멀미와 술병보다 심하다는 입덧이었다. 술병은 하루면 사라지고 멀미도 교통수단에서 내리면 곧 사라진다지만 입덧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맡는 사람 냄새, 향수 냄새, 음식 냄새의 역함을 비롯해 가만히만 누워 있어도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입맛이 없었다.


 안되겠다 싶어 빠르게 팀원과 상사에게 임신 소식을 알렸다. 
 20년도 더 전의 이야기지만 심한 입덧으로 7~8kg의 체중감량을 경험해던 상사는, 다행히 미나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해주고자 했다. 상사는 단축근무도, 재택근무도, 병원도 언제든 편히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해가며 업무를 하라고 미나에게 일렀다. 미나는 아직 미혼인 본인의 팀원들에게도 미나의 몸의 변화와 상황에 대해 생생하게 전달을 마쳤다.



 미나에게도, 미나의 팀에도 이제 ‘임신’이라는 신규 프로젝트가 시작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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