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샘터 2024년 1월호 중 "아내를 위한 방울토마토"를 읽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잡지가 <월간 샘터>라는 이야기를 듣고 정기구독권을 샀다. "내일도 오늘처럼"의 부제로 시작하는 월간샘터 2024년 1월호에는 나긋하면서 묵직한 글들이 빼곡히 112쪽의 지면에 내려앉아있다. 112쪽까지 읽고 두 눈을 감고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을 떠올렸다.
"수줍은 꽃망울 같던 아내가 메마른 갈대처럼 변해가는 모습에 서글퍼지지만"
임지웅 작가의 "아내를 위한 방울토마토" 글 속 문구가 떠오른다. 작가는 아내의 활짝 짓는 웃음만큼은 여전히 사랑스러워서 아내를 웃게 할 궁리를 자주 한다고 했다. 작가가 아내에게 보이는 웃게 할 궁리는 어떤 궁리일까 궁금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표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 내가 또 꼰대 소리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이미 해 본 일이라며 아이들의 호기심과 설렘을 뭉갤 때다. 가보지 않은 길, 해보지 않은 일을 상상하고 기대하는 그 순간, 찬물 끼얹는 소리는 제발 하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종종 실패한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뭉갤 시간에 나 자신의 호기심과 설렘을 잃지 않도록 공부하고 실천해야겠다. 꼰대가 되는 것도, 내 마음이 메마르는 것도 아직 싫다.
아내를 위한 방울토마토라는 제목의 사연을 생각하면서 토마토 빛깔로 보들보들 깃털을 채워 방울토마토새를 그렸다. 내가 그린 방울토마토새를 생각하면서 메마르지 않은 하루를 보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