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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 최근의 나는 살아있다. 말 그대로 살아도 있고 활기도 넘치고 하고자 하는 것도 나름 이상적으로 순조로웠다. 무섭지 않았냐고 하면 매 순간 겁이 났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다음에 할 것이 있었고 같이 해줄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괜찮지 않아도 괜찮게 만들어줄 사람들이 있었다. 나의 세상에 대한 믿음은 그들로부터 기인한다. 자기 전 기도를 하고 싶다는 소망은 그들에게서부터 출발한다.
바람을 이야기할 때 어떤 바람의 뜻이든 나비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다. 한 쌍의 날개로 잠시 앉았다가 날개를 접어 붙이며 날아다니는 곤충이야 말로 순간인 것 같다. 요즘은 단어에서 느끼는 시공간이 좋다. 야식으로 먹을 수 있는 오돌뼈나 닭발. 푸딩 같은 계란찜과 새콤한 다시마 국. 사 인용 식탁에 나란히 앉아 수를 다 채우지 않았던 기억. 이런 확장이 가끔은 생각을 의도치 않게 부풀려서 힘들지만 재미있다는 감각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