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발목
하얗게 웃던 얼음이 깨지고,
물웅덩이 속에는 봄이 빠져 허우적댄다.
나는 발끝으로 물을 저으며,
그 속에서 흙탕물이 태어난 이유를 묻는다.
눈이 쌓이고 난 뒤
추억하지 못한 것들이 더 많다.
이곳의 새벽 공기는 가끔 짠맛을 가지고 있다.
어디선가 흘러온 눈물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겨울을 미워하지만
나는 그들의 발목에 매달린 얼음 조각들이
가끔 빛나는 걸 본다.
그걸로 장식품을 만들 수 있다면,
아마 가장 슬픈 목걸이가 될 거야.
가끔 멈춰서고 싶다.
바람의 목소리가 너무 커질 때,
귓속에서 언어가 무너지곤 하니까.
도망갈 상상은 하지 않는다.
그저 뿌리를 뽑아보려 애쓸 뿐.
이곳에서 혼자라도 웃는 법을 잃지 않으려,
길 잃은 겨울의 발목을 잡고 물어본다.
“너도 나처럼 살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