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잃어버린 날

by 박율

길은 이어지고 있었다.

지나간 사람들이

남긴 흔적들은 이미 사라졌다.

하늘은 여전히 똑같이 낮고,

아래서 누구는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누군가는 발을 빠르게 떼며

내게 다가오지 않았다.

나무 그늘 속의 작은 새들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너무 가까운 곳에서

그들을 볼 수 없었다.


오늘도,

어딘가에 길을 잃은 사람들만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은 그저 지나가고

가끔은 서로에게 말도 없이

눈을 마주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눈빛도,

말을 건넨 입술도

어디에 있었는지,

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사라졌다.


집으로 가는 길,

버려진 낙엽이

발밑에서 삐걱이며 떨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조금씩 묻히고 있었다.


길을 걷다 멈추었다.

어떤 방향으로 돌아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채,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들,

사람들의 목소리들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작은지 알지 못한 채,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걸 기다리고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이전 05화겨울의 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