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 '어느 가족'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정말 의심할 필요가 없는가

by 파로

이 영화의 원 제목을 직역하면 <좀도둑 가족>이다.


제목 그대로 피로 이어져 있지 않은, 좀도둑질을 하면서 삶을 연명하는 여러 사람이 모여 가족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가 시작된다.


이들은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며 도둑질한 물건들로 식사를 해먹고 살고 있고,

법적으로 가족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동거를 하며 서로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여자는 여자아이 한명을 납치해 데리고 온다.

그 아이에게는 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이 아이를 부모에게 돌려주지 않고 심지어 도둑질을 하는 곳에 데리고 다니기도 한다.

직접적으로 도둑질을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보고 배우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이렇게만 말하면 흉악범 집단에서 저지른 끔찍한 범죄라고 생각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속내는 어떨까.




이 여자아이는 젊은 부부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었고, 이 아이는 좀도둑 가족의 품 안에서 비로소 웃으며 행복한 날들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사회에서는 납치라고 부르고, 불법이라고 정해 처벌한다.


이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적임자는 낳은 부모도 아니고, 정부도 아니었다.


하루 하루 좀도둑으로 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범죄자 집단이었던 것이다.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가지고 있는 법, 제도, 혹은 흔히 말하는 시스템이 정말 옳은 것인가, 그것을 기준으로 삼고 도덕적인 판단을 해도 좋은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싶은 것이다.




<어느 가족>은 사회적 바운더리 밖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족을 무덤덤하게 보여주며 결국 관객들을 그들의 편으로 만든다.


관객들이 그들의 편이 되었다는 것은, 가족이라는게 사회에서 정한 집단에 그치는 것이 아닌 어떤 '인간적인 부분'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설득한것이리라.


무언가 정해져 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게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유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엔 각자의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서 일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법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러나 법은 세상의 모든 것의 옳고 그름을 정하지는 않는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들 한다.


정말로 하지 말아야 할것을 할 경우에 처벌하기 위해 존재한다. 애매한 부분은 절대 규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법은 맹점으로 가득차있다. 우리가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법에 대해 '해석'이라는 것이 필요한것이 그 이유이다.


낳아진 자식은 낳은 부모가 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 부모가 제대로 된 부모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그 아이는 방치된다.

그 방치된 아이를 잘 살아갈 수 있게 마련되어야만 하는것이 복지 시스템이다.


하지만 흔히 우리가 접할 수 있듯이 그 복지 시스템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이들이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스템' 이라는 것은 구멍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것은 세상 모든것을 법적으로 따져보기 이전에 그 시스템이 정말로 옳게 작용하고 있는 것인지일것이다.




이 영화 속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가족의 형태를 하고는 있지만 결국은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에게 말을 아껴야 하는 사람들.


그러나 이미 가족이 느끼는 감정, 혹은 그 이상의 무언가로 단단히 엮여져 서로를 생각하는 사람들.



가족이기 때문에, 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함께 하는 것이 힘들어도 함께 해야하는 것일까.


학대받던 저 아이를 결국 돌려 보낼 수 있는 곳이 그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의 품이 전부라면 그 가족이라는, 그러니까 사회에서 부여한 강력한 힘이 있는 그 집단이 과연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행복한 곳이 맞는가.


영화의 마지막, 법이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끝까지 행복했을 그들이 해체되고 다시 학대받는 가정으로 돌아가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한채 아파트 복도에서 구슬치기를 하며 혼자 놀고 있는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눈물이 흐르더라.


저 작은 등을 누가 보호해 줄것이며 머릿속에 있는 예쁘고 귀여운 생각들을 언제까지 소중하게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 되었다.




나는 어른들이 고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어떤 하나의 사안을 가지고 골머리를 썩고 잠도 못자고 생각하고 결론을 낸 부분에 대해서 다시 꺼내보고 분석했으면 좋겠다.


단순히 법규 몇개로 판단하고 끝낼것이 아니라, 그 아이의 관점에서 아이의 삶을 들여다보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지금 이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을것이다. 우리의 세상은 부족한점이 정말 많은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모든것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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