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길로 새지 않고 본질에 집중하다, '톡투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by 파로

영화 티켓 가격을 가지고 말이 많다.

팬데믹이라는 영화관에게 쥐약 같은 시기를 거치고도 정신을 못 차린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영화 퀄리티는 생각도 안 하고 티켓 가격을 많이 올렸네 하는 이야기들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바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15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저렇게 할인받으면 2천 원, 3천 원에 볼 수 있었던 영화 티켓 가격이 지금은 만 오천 원에 육박하니, 비싸게 느껴질 만도 하지.


근데 외국과 비교하자면 국민소득에 비해서 영화 티켓 가격이 그렇게 소름 돋게 비싼 편은 아니기도 하다. 원래 너무 쌌던 영화 티켓 가격이 점점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느낌도 들기도 하고.. 뭐 이 부분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자는 건 아니다.


왜 <톡투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영화 티켓 가격 얘기를 했는지를 설명하자면, 티켓 가격이 오름에 따라 대한민국 영화계에 순기능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재미없는 영화는 아예 안 보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역으로 말해 "대충 만든 영화는 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예전같이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 몇 가지만 넣고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을 상대로 박리다매하는 수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요즘 개봉하는 영화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영화가 정말 잘 만들어져야 한다. 티켓 가격이 비싸지니 관객들이 신중해졌다는 이야기다.


공포영화의 경우는 더 심하다.

오히려 공포 장르는 타깃층이 명확하고 장르적 재미를 느끼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미 호불호가 꽤 많이 갈리는 분야이기 때문에 극장에서 보기 더더욱 힘들어진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개봉한 <치악산>이나 <괴담 만찬>같은 영화들을 영화관에서 보면서 느낀 점은 '아직도 이것들 정신 못 차렸네'였다.


그런 의미에서 <톡투미>는 정말 단비 같은 영화가 아닐 수 없다.


"이미 외국에서 검증받은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는 홍보 문구를 보며 알 수 없는 자신감을 느꼈고, 실제로 영화를 관람하고 난 다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톡투미>는 관객들이 지루해 할 만한 요소를 전부 제거했다.


공포영화에서 가장 독이 될 수 있는 요소는 '개연성'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귀신이 튀어나오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영화에서 관객들은 개연성을 찾는다. 물론 그 개연성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두 시간에 육박하는 이야기를 보면서 엥? 하는 생각만 든다면 집중이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공포영화는 개연성이 있어야 할 곳에는 있어야 하고 없어도 될 곳에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톡투미>는 그걸 참 잘하고 있다.


관객들이 이건 왜?라고 생각할 만한 부분에는 충분한 설명을 넣었으며, 굳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서는 그에 대한 설명을 과감히 배제하여 스토리의 흐름에 속도감을 부여한다.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몇 가지의 이야기 중 '이 파트는 재미없네'라고 느낄만한 파트가 없다.

모든 장면들이 다음에 벌어질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 때문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톡투미>는사운드와 영상으로 관객들을 놀래키는 요소를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재미는 더럽게 없는데 과도한 사운드로만 놀래키는 영화들은 공포스럽고 무서운 영화가 아닌 그냥 짜증 나는 영화가 될 뿐이다.

이 단순한 부분을 꽤 많은 공포 영화 제작사들은 모르는 것 같았다.


반면에 이 영화는 사운드에 먼저 놀라고 화면을 쳐다보게 만드는 영화가 아닌, 비주얼적인 요소와 사운드를 함께 느끼며 공포감을 느끼게끔 절묘하게 만들어진 영화이다.

관객들은 그 절묘한 공포감을 느끼면서 이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속도감과 더불어 주기적으로 만족시켜주는 공포스러운 장면들과 소리 속에서 관객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를 보게 된다.


<톡투미>는 결말이 어떻고 저떻고, 반전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야기 자체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과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스토리를 전개시켜버리고, 무엇이 맞고 틀리고를 고민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나오는 장르에 충실한 장면들에 꽤나 충격을 받게 만드는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나는 이런 영화를 보고 싶어서 그렇게 극장에 걸려있는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은 공포영화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가며 돈을 써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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