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 차의 딩크족 부부

딩크족 3년 차

by 빠롤
Double Income No Kids

줄여서 DINK.


맞벌이를 하되 아이는 갖지 않는 부부를 말합니다. 결혼한지는 올해로 4년 차면서 딩크 3년 차라고 한 것은 결혼하고 처음 1년은 아예 그 방면으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혼하고 정신없이 1년을 살고 나서야 배우자와 진지하게 아이는 갖지 않아도 되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사실 뭐 생각이랄 것도 계획이랄 것도 없었죠.


가족계획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영역입니다. 두 번 말하면 입 아픈 주제이므로 결혼 전에 결혼 당사자들 간에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미리 합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죠. 거기다가 양가의 의견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민감한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나의 배우자와 나의 의견이 합치된다는 것은 매우 운이 좋은 일입니다. 물론 결혼 당사자 간의 의견은 합일을 이루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들도 많습니다.


결혼 전에 뜬구름 잡는 소리로 우리가 아이를 낳으면 이름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낳게 된다면 몇 명을 낳는 것이 좋을까?, 우리는 쌍둥이를 가질 확률이 높으니까 아이 용품은 그런 걸 고려해야겠지? 정도의 대화는 나눈 적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때 두 사람 다 별로 진지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연애 시절에 누구나 하는 소꿉장난 수준의 실체 없는 대화였죠. 반추해 보자면 그때도 꼭 이렇게 하자! 하는 식의 아이와 관련된 계획이 없었습니다.


결혼한 직후 1년간은 몹시 바빴습니다. 인사를 드리러 갈 곳도 많았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았고, 새로운 살림도 꾸려야 했고, 나는 나대로, 배우자는 배우자대로 여태껏 살아온 방식과 다른 방식의 삶에 적응해야 했으니까요. 그러고 폭풍 같았던 결혼의 극초반이 지나고 나니 이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하는 식의 미래 지향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화에 우리의 자식이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는 자연스럽게 결론이 아이가 있을 필요가 없다로 흘렀고요.


아이를 왜 갖지 않느냐 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근데 정말로, 아이를 왜 가져야 하나요? 그런 물음이 목 끝에 턱 걸립니다. 물론 나의 그 물음을 시작으로 쏟아질 질타 섞인, 혹은 걱정 섞인 대답이 너무 훤해서 그 말을 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아이가 주는 행복과 즐거움에 대해서는 이골이 나도록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겪으면 좋을 경험과 일들이 참 많습니다. 에베레스트를 등반하고 난 뒤 겪는 성취와 즐거움, 세계일주를 하면서 배우는 값진 경험, 열심히 모은 돈을 염원하는 어떤 일 하나에 쏟아붓는 쾌감 같은 것들이요. 그런데 나는 그 즐거움들을 겪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세상에 많은 즐거움이 있는 걸 알지만 그 모든 즐거움을 꼭 다 겪어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유를 말하자면 끝이 없지만 아무튼 결론적으로 그렇습니다. 나는 아이를 갖는 행복을 알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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